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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보며 진한 감동과 교훈, 까맣게 잊고 살았던 동심을 느끼게 해준 ‘내 마음은 무지’가 여러모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지 이젠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어린이들의 직접 참여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내 마음은 무지’ 채널을 통해 매 회차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내 마음은 무지 유튜브 채널 주소

 

그런데 이 작품은 원래 투니버스 등의 아동용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방영을 목적으로 제작되었기에 유튜브 채널에서는 완전판은 감상할 수 없고 압축편집본으로 내용의 줄거리를 짐작으로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요즘은 완전판을 주말 오후에 KBS에서 방송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팬들은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내 마음은 무지 KBS 홈페이지

 

나 역시 워낙 이 작품의 매력에 빠져 있는 터라 몇 편의 완전판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압축편집본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완전판으로 다시 보면서 압축편집본에서 짐작할 수도 없는 내용들을 알게 되며 큰 감동을 느낀 회차는 3화인 ‘그림자는 무서워’, 그리고 9화인 ‘뿌뿡빵빵 시원해’였다. 그리고 이 두 편의 공통점은 일곱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겁도 많고 여리고 더딘 정신적 성장의 튜브와 가장 훌륭한 리더십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골목대장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무지의 대조되는 모습과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먼저 3화인 ‘그림자는 무서워’의 내용을 살펴본다. 압축편집본에서는 함께 캠핑을 하며 같은 텐트에서 자게 된 일곱 친구들 중 유독 겁이 많은 튜브의 모습이 비춰진다. 잠자리에 들기 위해 램프의 불을 끄는 것을 반대하고 싶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차마 반대도 못하고 그저 겁에 질린 채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는 모습이 비춰진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튜브의 앞에 튜브가 그렇게도 무서워하는 자칭 ‘그림자 괴물’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 문제의 그림자 괴물은 다른 친구들에겐 얼씬거리지도 않더니 유독 튜브에게, 그것도 튜브의 분신과도 다름없는 래비 인형을 쏙 집어간다. 

 

 

이때, 잠에서 깬 튜브와 그림자 괴물은 서로를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튜브는 겁에 잔뜩 질려 눈물까지 글썽인다. 그리고 그 틈에 그림자 괴물은 얼른 텐트 밖으로 도망치고 튜브는 큰 용기를 내어 그림자 괴물을 따라잡으려 하는 내용으로 마친다. 

완전판과 압축편집본의 차이가 어떤 회차에서는 과정을, 또 어떤 회차에서는 과정과 함께 결과를 생략하여 이야기가 어떻게 끝맺었는지 몹시 궁금하게 만드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중요한 과정과 결과를 모두 생략하여 완전판과의 차이가 가장 컸다. 

완전판을 통해 다시 확인한 이번 이야기의 전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캠핑을 떠난 일곱 친구들. 밤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음악연주 담당인 하타타지와 제이지의 연주를 즐겁게 감상한 후 잠자리에 든다. 이후 이불을 뒤집어쓴 채 겁에 질려 벌벌 떠는 튜브와 그림자 괴물의 침입과 래비 인형 강탈까지의 내용은 완전판과 압축편집본 모두 동일하다. 

 

 

이 다음부터의 과정이야말로 이번 이야기의 백미인 부분인데 튜브는 빼앗긴 래비를 되찾기 위해 큰 용기를 내어 이불밖으로 나와 그림자 괴물에게 성큼성큼 다가서는 큰 용기를 보여준다. 

 

공포와 분노.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의 감정을 이처럼 눈에서 흐르는 눈물과 치켜세워진 눈썹, 그리고 꽉 다문 입술로 표현했다. 

 

비록 아직은 겁에 질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지만 래비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오리발도 신지 않고 커다란 그림자 괴물을 향해 부자연스러운 한 걸음 한 걸음을 걷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그리고 텐트 바닥에서 발견한 손전등. 큰 용기를 내어 손전등을 집어 들더니 ‘내 래비 돌려줘~!’하는 일성과 함께 손전등의 불빛을 그림자 괴물에게 비춘다. 

 

오리발도 신지 않은 채 부자연스럽게 걸어가며 그림자 괴물이라는 절대 공포에 도전하는 용기를 낸 튜브의 모습에서는 처절함과 비장함이 함께 느껴진다. 

 

 

환한 빛을 보자 겁을 잔뜩 먹은 그림자 괴물은 크게 당황하며 텐트 밖으로 탈출했고 튜브는 끝까지 쫓아가 그림자 괴물의 발을 붙잡고 늘어지는 엄청난 투혼을 보여준다. 

 

 

그림자 괴물의 발길질에 손전등의 불빛이 꺼지자 다시 어둠이 찾아왔고 그림자 괴물은 크게 변하여 튜브에게 다가서자 튜브는 다시 공포에 빠져 들게 된다. 


‘로비로비 로빠빠’라는 외우기 쉬운 주문을 외우자 그림자 괴물은 사라졌고 튜브는 빼앗겼던 래비를 다시 찾아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이때 밖에서 무슨 소동이 벌어졌는지 궁금해서 텐트 문을 열고 나온 무지. 튜브에게 뭐하냐고 묻자 튜브는 그림자 괴물을 물리치고 래비를 구했다고 답하자 무지는 졸린 눈으로 주변을 돌아본다. 

 

 

무지는 그림자 괴물은 커녕 아무 것도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튜브에게 진짜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준다. 그리고 다시 잠자리에 들기 위해 텐트 안으로 들어간 무지와 튜브. 이제 튜브는 스스로 램프의 소등을 자청할 정도의 엄청난 용기를 얻게 되었다. 

 

 

불을 끄면 그림자 괴물이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무지의 조언을 듣자 튜브는 이제 하나도 무섭지 않다며 소등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본 무지는 튜브에게 진짜 용감하다며 칭찬해준다. 
결국 튜브는 큰 용기를 내어 그림자 괴물을 물리침으로서 더 이상 그림자 괴물이라는 환상에 시달리지 않으며 살 수 있게 되었다. 그 모습들은 이야기를 마친 후 에필로그에서 그려진다. 

 

이 그림자 괴물도 괴물이라는 이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완전 허당이다. 텐트안에서 어피치의 발에 걸려 넘어지지 않나, 튜브와 서로 마주보고 놀라고 손전등 불빛을 보자 혼비백산하여 도망치지 않나. 도망쳐서 이미 다 끝난 마당에 다시 나타나서 몸을 부풀리며 겁을 주면 겁을 먹을 거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하지 않나. 

 

아직은 어둠이 내려앉지 않은 시각에 튜브는 혼자 일어나 그릴 앞에 앉아 그릴 위에 음식을 올려 놓고 굽고 있다. 아마도 친구들과 함께 먹을 아침을 준비하는 봉사를 자청한 것 같다. 이때 다시 커다란 모습으로 겁을 주는 그림자 괴물이 나타나지만 튜브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하나도 안 무섭거든~!’ 이라며 가볍게 응수한다. 튜브의 뜻밖의 태도에 머쓱해진 그림자 괴물은 다시 작아지며 아예 튜브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대화를 나눈다. 

 


[그럼 아까는 왜 그렇게 무서워했어?]
[어둡고 새까매서 무서웠는데 지금은 내 마음이 더 크게 자란 것 같아]

 

 

대화를 마친 튜브는 이제 그림자 괴물을 걱정해주는 말까지 해준다. 
[그런데 너 괜찮아? (산너머를 가리키며) 저기 해뜨는데?]

 

 

동이 터오르는 모습을 보자 그림자 괴물은 혼비백산하여 자리를 피한다. 

 

 

이제까지의 이야기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제 현상은 무엇일까? 먼저 한 가지 알아두고 가야 할 사실 하나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겁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권일용 교수처럼 수십년간 사이코패스 악마들이 저지른 참상을 면밀히 분석하는 분도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표현할 정도이니 겁이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겁을 이겨낼 용기 또한 함께 가지고 있으며 가져야 하나 튜브는 너무 겁이 많아서 어둠을 무서워하고 무섭다는 말을 쉽게 친구들에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이다. 그리고 이처럼 소극적이고 약한 자아를 가진 아이들은 자신을 밖으로 내비치는 것을 극도로 무서워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니 자신만의 세계에서 머무는 경향이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가상의 집을 짓고 살다 보니 대화를 할 때도 주로 혼잣말을 하거나 인형, 혹은 집안의 애완동물과 할 때가 많다. 튜브의 옆구리에 끼고 사는 튜브의 분신인 래비가 바로 그 좋은 증거이다. 남들이 보기엔 혼잣말이지만 그 사람은 분명히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또 다른 자아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 분명 대화인 것이다. 만일 이런 증상이 정말 심각해지면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서의 주인공처럼 이른바 조현병이라 불리는 중증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유추해낼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튜브가 눈물까지 흘리면서 그토록 무서워 벌벌 떨었던 공포의 대상인 그림자 괴물은 실체가 없는, 즉 튜브가 만들어 낸 가상의 집에서만 사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있지도 않은 그림자 괴물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공포에 시달리는 튜브. 하지만 예전의 어린 자아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자 그림자 괴물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이젠 그림자 괴물과 대화를 나누며 걱정해줄 수 있을 만큼의 마음의 여유까지도 생겨났다. 그만큼 튜브는 몰라볼 정도로 성장하였고 이토록 그 성장과정을 보며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튜브가 이처럼 보기 좋게 성장하는데 무지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무지는 곤히 잠을 자는 동안 텐트 밖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자 잠에서 깨어 텐트 밖으로 향했다. 무지의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분신인 래비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튜브의 모습. 무슨 일이냐고 묻자 튜브에게서 그림자 괴물을 물리쳤다는 말을 들은 무지는 여기에서 튜브의 용기를 칭찬해주는 훌륭한 친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지의 이런 행동은 평소 튜브라는 친구가 하는 말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았고 그만큼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하며 겁에 질린 후 어렵게 용기를 내어 환골탈태한 친구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아주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아니, 설령 평소 튜브가 어떤 친구인지 잘 알고 있다 한들 세상에 그림자 괴물 같은 게 어딨냐며 밤중에 헛짓거리 그만하고 잠이나 더 자라며 듣는 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팩트폭격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단히 좋은 친구임과 함께 왜 무지가 일곱 친구들 중에 골목대장, 리더를 할 수밖에 없는 친구인지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아주 흐뭇한 이야기였다. 

 

완전판으로 다시 보며 더 큰 재미와 감동을 느낀 또 하나의 회차인 9회 ‘뿌뿡빵빵 시원해’의 압축편집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친구들이 함께 야외로 소풍을 떠나는데 갑자기 방귀가 마려운 튜브가 소심한 성격 때문에 방귀를 참아가며 어쩔 줄 모른다는 가벼운 이야기만을 소개하고 있다. 즉, 이야기의 중요한 과정과 결과를 모두 생략한 것이다. 

 

이 이야기의 완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친구들이 함께 소풍을 가던 중 친구들 사이에서 우렁찬 방귀소리가 들린다. 자신은 아니라며 서로 부인하는 중에 볼이 발갛게 상기된 무지가 사실 자신이 뀌었다며 부끄럽게 실토한다. 그리고 잠시 후 또 한 번의 우렁찬 방귀소리가 두방이나 들리는데 이건 하타타지와 제이지의 소행이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이번엔 부끄럼쟁이 튜브가 방귀를 마렵기 시작한다. 잠시 후 쉴 곳에 도착하여 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을 준비를 하는데 튜브는 저만치 떨어져 방귀를 뿜어내던 중 눈치 없는 어피치가 튜브를 점심 먹을 자리에 끌고 온다.

 

 

얼굴에 혈색이 없어지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튜브의 모습을 본 무지는 혹시 방귀가 마려운 거냐고 묻자 튜브는 부끄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인정한다. 이 말을 듣자 무지는 기지를 발휘하여 친구들에게 점심 먹기 전에 각자의 악기로 합주를 해보

자며 건의했고 친구들은 모두 수긍하며 각자의 악기를 꺼내 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지무지 팡팡~!’ 마술로 무지는 금관 악기 중 가장 작은 꼬마나팔인 트럼펫을 가장 커다란 튜바로 바꾸는 마술을 부린다. 그리고 튜브에게 튜바안에 들어가 음악에 맞춰 방귀를 뀌라고 권유한다. 

 

무지무지 팡팡~! 마술의 위엄. 금관 중 가장 작은 트럼펫을 가장 큰 튜바로까지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튜브는 애써 부끄러움을 참고 튜바 안에 들어가 시원하게 방귀를 갈겨댄 후 편안하면서도 부끄러운 얼굴로 튜바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이때, 강아지답게 대단히 훌륭한 후각을 자랑하는 프로도가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난다며 튜브 곁에 다가서자 무지는 자신이 싸온 달걀 샌드위치 냄새라고 둘러대며 끝까지 튜브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준다. 

 

 

3화인 ‘그림자는 무서워’와 9화 ‘뿌뿌빵빠 시원해’의 공통점은 튜브가 고민을 해결하며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이때 튜브에게 큰 도움을 주는 무지의 행동이 갖는 적극성의 정도이다. 3회에서는 튜브가 홀로 공포를 극복하는 모습을 본 무지가 튜브에게 칭찬정도만 해준다는 것이고 9회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튜브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준다. 이쯤되면 무지는 튜브에게 친구 그 훨씬 이상의 보호자 정도가 될 것이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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