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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훨씬 넘게 네이버에서 연재되고 있는 그 유명한 웹툰 ‘마음의 소리’의 TV판 시트콤을 보고 한 달 동안 정말 정신 없이 웃었다. 티비를 보고, 아니 그 어떤 영상매체를 보고 그렇게 크게 웃어 본 적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나는 이 시트콤을 보기 전까지 웹툰 ‘마음의 소리’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본 적도 없었고 시트콤으로 방영하는 것도 몰랐다. 그러나 그저 우연히 티비를 보다가 너무 정신 없이, 배가 아플 정도로 크게 웃고 나서야 이 만화와 시트콤의 정체,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웹툰 ‘마음의 소리’의 홍보문구는 ‘마사루의 센스를, 이나중의 황당함을 뛰어 넘는다!’라고 되어 있다. 마사루는 잘 모르겠지만 ‘이나중 탁구부’의 위력은 벌써 20여 년 전에 조그만 만화방에서 박장대소를 하며 느꼈던 추억이 있으므로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웹툰을 첫회부터 정주행하면서 읽다 보니 이 걸작 웹툰 ‘마음의 소리’가 ‘이나중 탁구부’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은 작품임을 또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아쉽게도 5회만으로 너무 짧게, 하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고 종영하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1월 13일엔 특별방송으로 출연진들과 인터뷰를 통해 각 에피소드들에 대한 회고, 그리고 팬들과 함께 막방을 시청하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선 시즌제로 가자고 아우성이라던데 나 역시 적극 찬성이다. 물론 출연진은 지금의 출연자들이 고스~란히 나와야 할 것이고.


13일의 특별방송에서는 출연진들과 함께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명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청자들은 조석이 애봉이에게 사랑고백을 하는 장면, 신동엽, 김태원, 박정현이 출연했던 불후의 명곡 패러디 장면 등을 뽑았다. 나의 기준에서, 적어도 다른 요소는 빼고 그저 정신없이, 배와 얼굴근육이 당길 정도로 크게 웃었던 에피소드 베스트3를 꼽아 보았다.

1. 2회-조석의 일기



단연 최고였다. 영어 교육의 열풍에 동참하여 집 안에서 오로지 영어로만 말해야 한다고 선언한 어머니 앞에서 오로지 ‘hey~’로만 이야기하는 아버지와 아들 둘. 그리고 ‘밥 달라고 이 여편네야~! 얼마면 되겠어~!’를 일갈하는 아버지. 이 편을 보면서 양 볼이 심하게 당길 정도로 너무 크게, 오래 웃었다.


2. 4회-깁스 애봉



조석의 일기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그래도 정신 없이 웃은 에피소드. 이 시트콤을 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던 정소민이란 배우를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킨 에피소드였다.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 장면. 두 눈에 안대를 하고 깁스를 한 젊은 여자가 벌건 대낮에 공원에서 이런 생쑈를 해댈 때 미친년이 아니라고 생각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3. 2회-쉰(50)세계



영화 ‘신세계’의 패러디 작품. 경쟁 중인 가게의 닭튀김 비법을 알아내려고 아들 조석을 스파이로 심어 놓는다는 설정도 무지하게 웃겼지만 조석이 형님 대신 학교(!)에 들어간다고 비장한 각오를 말한 다음 장면에서 실제 그 학교(!)의 정체가 나왔을 땐 정말 정신 없이 웃었다. ‘모래시계’의 배경음악이 깔려 나오는 그 장면은 바로 ‘모래시계’에서 삼청교육대에 입소했던 주인공 태수를 패러디한 장면이었다. 빨간 모자를 쓴 조교의 명령에 맞춰 ‘손님은 왕이다’를 끝없이 외치며 PT를 받는 장면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연변거지’로 등장하여 모든 것을 다 정리해버리는 아버지의 위엄까지~!

에피소드 베스트3을 꼽자면 이상의 세 편을 꼽겠지만 1회에서 5회까지의 전편을 통틀어 가장 웃겼던, 보고 또 보고 또 다시 봐도 너무 웃겼던 한 장면, 최고의 장면을 꼽자면 단연~! 이 장면을 꼽고 싶다. 바로 녹즙 아줌마를 만난 후 주인공 조석이 오열하는 장면이다.




배경설명: 조석은 엄마의 생일을 맞아 깜짝 파티를 해주려고 장롱 속에 숨었다가 가족들 몰래 장롱 속에 숨어사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에게 들통이 나고 가족들은 역으로 조석을 속이게 되는데 그 중 결정타가 조석의 생모가 녹즙을 배달해주는 아줌마라고 말해버렸다. 장롱 속의 조석은 당연히 이를 들었고 결국 생모인 줄 믿고 있는 녹즙 아줌마를 만나게 되자 녹즙을 빨아 먹으면서 오열한다.


특별방송에서 알게 된 정보로는 이 녹즙 아줌마는 실제로 키가 매우 큰 전직 농구선수 문경자가 연기했다. 주인공 조석 역할의 이광수가 키가 크기 때문에 이루어진 캐스팅이었고 처음 연기를 해보았으며 더 크게 보이기 위해 처음으로 깔창도 착용했다고 한다.



런닝맨에서 늘 김종국에게 당하는 초식동물 기린은 알고 있었지만 배우 이광수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던 내게 시트콤 배우로서의 이광수의 무한한 가능성을 각인시켜준 작품의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설의 시트콤인 ‘순풍산부인과’에서의 박영규, ‘거침없이 하이킥’에서의 이순재를 잇는 최고의 시트콤 배우의 탄생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이 작품에서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앞서 언급한 정소민과 이광수뿐만이 아니었다. 엄마 역할의 김미경이야 예전에 내가 너무도 재미있게 시청했던 ‘7급 공무원’에서 전형적인 충청도 시골 아줌마로, 그리고 2016년 가장 크게 웃으며 시청했던 ‘또 오해영’에서 엄마로 연기하여 큰 웃음을 준 적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앞서 두 작품을 크게 뛰어넘는 큰 웃음을 주었다. 특히 무용을 전공했던 실력을 되살려 나이트 클럽 무대에서 군무를 추는 장면 역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아버지 역할의 배우 김병옥도 빼놓을 수 없다. 배우 김병옥 자신도 이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공익광고도 촬영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늘 어두운 배경의 느와르 작품에서 악역을 도맡았던 그가 공익광고를 찍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쉰세계의 연기를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는 무슨 배역을 맡아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작품이 시즌제로 운영될지 아닐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열혈 시청자였던 입장으로 당연히 시즌2, 3가 제작되었으면 좋겠고 벌써부터 나는 크게 웃을 준비와 기대가 되어 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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