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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시판에서 문재인이 질 수 없는 이유? 라는 글이 게시되었다. 그리고 그 근거로 서울, 경기 다음으로 많은 부/울/경을 접수하여 무려 35%나 되는 지지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대단히 자극적인 이 '질 수 없는 이유'라는 표현은 자신감과 함께 꼭 그렇게 되길 바라는 희망이 넘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선거결과가 꼭 그렇게 될까?


5월 9일로 확정된 대선 선거일을 당장 3월로 앞당겨서 한다고 가정하자. 문재인이 몇%의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장담한다. 겨우 겨우 박빙의 차이로 승리할 수 있다. 예전 유시민이 표현했던 것처럼 한국사회는 보수-진보의 평형이 마치 기울어진 축구장처럼 되어 있다. 즉 보수쪽에서 골을 넣을 때엔 기울어진 경사면으로 약간의 힘을 들여서 쉽게 성공할 수 있지만 반대로 진보쪽에서 골을 넣을 때엔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서 겨우 겨우 성공할 수 있다.


3월 10일에 거행된 역사적인 탄핵인용을 두고서도 벌써부터 부모님 세대와의 첨예한 갈등. 온도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부모님 세대(50대 후반부터)는 벌써부터 공포와 분노를 함께 느끼고 있다. 공포와 분노. 예전에 김어준은 보수세력의 본질은 겁먹은 동물이라고 했는데 바로 그것이 한국사회의 보수성향의 세력을 너무도 무섭게 단결시키는 힘이다.  이 단결력이 5월 9일의 선거에도 다시 반영된다면? 문재인이 박빙의 차이로 승리하거나 패배하는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가끔 정치, 시사에 대한 토론을 하면 정신나간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꽤 볼 수 있다. 노인들은 투표 못하게 해야 한다고. 투표의 하한선은 낮추고(20세 이하로) 상한선을 따로 둬야 한다고. 이런...

그들이 그런 소리를 할수록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더욱 공포와 분노를 함께 느끼며 결집하는 것이다. 당장 2004년 총선을 기억해보자.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정동영은 기자에게 '노인들보다 젊은 세대가 더 투표를 해야 한다'며 투표독려의 이야기를 한 것이 당장 노인 폄하발언으로 훨훨 타올라 그렇지 않아도 울고 싶던 보수세력의 뺨을 때린 꼴이 되었다.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가? 6.25 전쟁 때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켰고 잿더미 속에서 산업화를 일구어내며 경제대국을 만든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분들이다. 그 분들에게 투표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그 분들은 젊은 세대와 함께 평생을 살아가야 하고 훗날 자연의 섭리를 따라 열반하시면 제사를 모셔야 하는 분들이다.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사회의 구성원을 두고 그런 정신나간 소리를 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속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문재인이 지는 것을 바라지 않고 질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초박빙이 아닌 조금이라도 여유있게 승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생각하는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절대명제. 젊은 층. 탄핵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투표해야만 한다. 이것은 절대명제의 첫째이다. 벌써부터 5월 초에 도대체 며칠을 쉬어야 되느냐고 들떠 환호성을 질러대는 인간들이 꽤 있다. 좋다. 외국여행을 가도 좋고 뭘해도 좋은데 5월 9일에 투표만큼은 꼭 해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절대명제이다. 

2. 보수층에게 공포를 심어주어선 안된다. 여러 보수성향의 인사를 문재인과 민주당에서 영입하면서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1997년 김대중 후보는 연초부터 선거 막판까지 부동의 지지율 1위였다. 하지만 그는 도저히 정치이념과 어울리지 않는 김종필, 박태준, 박철언 등과 합치며 DJP연합을 하며 자신의 성향을 엄청나게 우회전하면서도 겨우 겨우 나라의 경제를 거덜낸 한나라당에게 승리할 수 있었다.


2012년 대선의 날. 오후 6시 개표방송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의 KBS 여자 아나운서의 첫번째 멘트를 나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번 선거는 중장년층, 50대 이상의 유권자가 젊은층의 유권자보다 더 많은 첫번째 선거라고. 한국사회는 이처럼 고령화사회가 되어버렸고 앞으로 더더욱 고령화가 심화될 것이다. 절대 방심은 금물이다. 게다가 공포와 분노를 함께 느끼며 결집하는 부모님 세대를 다시 본다면? 선거결과는 대단히 불투명해지는 것이 진리이다.  


20세기 한국은 4.19 의거라는 전 세계적으로 자랑스런 순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군부 쿠데타로 무너진 수치스럽고 아픈 역사 또한 함께 가지고 있다. 그 잘못된 역사를 2016년의 촛불집회와 2017년의 탄핵으로 겨우 겨우 제자리를 찾아가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촛불집회 당시 광화문 광장에 등장했던 단두대. 이 단두대는 왕의 목을 쳤던 위대한 시민혁명이 역사적 순간을 상징하고 있다. 프랑스가 위대한 나라로 불리우는 것이 바로 이 단두대로 루이 16세의 무능한 독재를 끝냈던 덕분이다. 2017년의 한국이 18세기 프랑스에 못지 않은 시민혁명을 이룩해 낸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나라로 기록되고 싶다면 반드시 5월 9일의 대선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가 그토록 애쓰고 기원했던 자랑스러운 촛불의 의미를 제대로 기록하게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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