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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이 전작인 ‘가화만사성’ 이후 2년여만에 침묵을 깨고 복귀한 드라마 '시크릿 마더'는 김소연의 첫 등장부터 역대급으로 파격적인 장면을 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학부모들의 화려한 입시 파티장이라고 쓰고 수영장이 딸린 야외에서의 초호화판 돈잔치의 현장에서 김소연이 연기하는 김은영이 높은 옥상에서 풀장으로 추락사하여 아수라장을 만드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용의선상에 오른 4인의 시크릿 마더들이 경찰서에서 심문을 받으며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살해동기, 그 동기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그들이 꼭꼭 감추어야 했던 그 시크릿들이 하나씩 까발려지는 옴니버스 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처음 방영된 2주간은 드라마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씨앗을 사방 팔방에 뿌려 놓는 느낌이 들었다. 재미있고 인기 있는 작품들의 이야기 전개 방식에는 몇몇 공통점이 있다. 먼저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설정이 빠른 시간에 매우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주인공이 무엇을 하기 위해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목적 또한 명확하게 드러나고 마지막으로 선과 악의 대비가 명확하다. 그에 비해 이 드라마에서는 전형적인 TV 드라마와는 다른 작법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영화는 한 편의 시처럼 그림을 그리고 드라마는 한 편의 소설처럼 설명을 해줘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시크릿 마더는 여기저기에 씨앗을 뿌리면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또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도 부족했다. 그래서 게시판에서 드라마가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전개가 산만해 보인다는 몇몇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지난 5월 26일의 3주차 방송에서 드디어 뿌려놓은 씨앗에서 열매가 열리고 이를 조금씩 수확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참고로 김소연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들은 첫 등장이 범상치 않았던 과거가 있다. ‘아이리스’에서는 최고의 엘리트 북한 공작원답게 영화 ‘터미네이터2’의 린다 헤밀턴을 오마주한 감방 독실의 침대를 이용한 턱걸이 장면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차기작인 ‘검사 프린세스’에서는 세상에 천지분간 못하는 검사 ‘마혜리’가 신임 검사임관식의 엄숙하고 벅찬 현장에서 검정 망사 스타킹과 초호화 엑세서리, 또각거리는 명품 구두를 신고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700만원짜리 명품 구두의 경매장에 가려고 신임 검사 워크샵을 땡땡이 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 다음 작품인 ‘닥터 챔프’ 에서는 다리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라텍스를 끼고 과감하게 뼈를 맞춰 주고 후배 레지던트들의 조인트도 사정없이 까버리는 터프한 언니 의사로 등장한다. ‘순정에 반하다’에서는 백주대로에서 ‘겨울 왕국’의 주인공 엘사로 분장하여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모습으로 등장한 적도 있다. 이번 작품인 ‘시크릿 마더’에서는 전작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훨씬, 훠~얼씬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흐름 역시 첫 등장 못지 않게 아주 비범하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시크릿 vs 시크릿. 서로의 목적이 다른 그들의 시크릿

 

이야기가 전개되는 두 개의 축. 하나는 모든 것이 비밀로 둘러 싸인 여자 김은영의 타운 입성, 그리고 그 타운에 사는 비밀 많은 사람들이 김은영을 바라보는 시선. 이들이 김은영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은 곧바로 김은영을 살해한 동기로까지 이어지는 것 같은 설정으로 이어진다.

 

드라마 시크릿 마더는 자신의 비밀을 간직한 채 남을 경계하며 남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개 되며 두 종류의 시크릿(비밀)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축은 김은영(리사김)의 비밀이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뒷바라지를 했던 언니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타운 하우스 김윤진의 집에 윤진의 아들인 민준의 입시보모로 신분을 위장하여 들어간다. 바로 언니가 실종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치료를 해준 의사가 윤진이었기 때문이다. 은영의 비밀은 과거의 잘못에 의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또 하나의 축은 시크릿 마더라는 이 드라마의 제목 그대로 타운에 살아가는 네 명의 엄마가 갖고 있는 비밀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이란 과거의 잘못을 숨기려고 하는 욕망이다. 그리고 그 욕망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며 그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다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어떤 이는 환자에 대한 오진과 그로 인해 눈 앞에서 자식을 잃어야만 했던 슬픔 비밀을, 한 여자는 타운 하우스에서 살아가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해야 하는 비밀을, 또 한 여자는 과거 텐 프로의 에이스였던 비밀을, 또 한 여자는 젊은 수영강사와의 가슴 뛰는 불륜의 비밀을 감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경계한다. 서로를 음해하고 모함하며 비밀을 캐내려 한다. 자식교육의 명목 하에 겉으로는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들의 비밀을 숨긴 채 남의 비밀을 캐내려 한다. 꿈꾸던 타운 하우스에 들어가 상류사회에 진입한 것 같은 삶을 살아간다 한들 이토록 정신적으로 불안하기만 한 그들의 삶이 불행하다고 아니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생존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숨겨야만 하는 그들의 시크릿을 파헤치기 위해 타운 하우스에 입성한 또 다른 비밀을 가진 여자 김은영의 존재. 그들에게 김은영은 없애 버리거나 내 편으로 만들어 버려야 하는 아주 불편한 존재였다.
이처럼 목적이 다른 각자의 비밀을 가진 여자들이 서로의 비밀을 가진 채 한쪽은 파헤치려 들고 또 한쪽은 숨기려 드는 과정에서 오는 팽팽한 긴장감이 꽤나 흥미롭게 진행된다.


사람 알 수 없어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거든. 다들 살면서 비밀 하나쯤 갖고 살지 않나?


지난 11화에 텐프로 에이스였던 과거를 숨기고 사는 채린 엄마의 입에서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대사가 나왔다. 결국 이 비밀 때문에 오해를 낳고 오해는 미움을 낳으며 미움은 결국 원치 않는 범죄까지 저지르게 되는 것. 이 드라마는 그 연쇄반응을 아주 심도 있게 잘 풀어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주에 방영된 11, 12화에서는 드디어 결정적인 꼭꼭 숨겨놓은 윤진의 방에서 결정적인 단서인 은영과 언니의 목걸이를 찾게 된 은영의 흥분과 분노가 뒤섞인 모습이 드러났다. 또한 윤진은 그녀의 딸을 해친 범인이 자신과 크게 갈등을 빚었던 정신과 환자였음을 밝혀낼 결정적인 증거를 입수하게 되고 잊어버리고 싶었던 기억에서 반드시 되살려야만 하는 기억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부터는 정체를 숨긴 채 윤진에게 접근한 은영(리사김)과 그 언니 은영 때문에 딸을 잃어야 했던 윤진의 본격적인 대립과 복수전이 전개될 양상이다.

 

복마전. 타운 하우스와 세심 병원

 

김윤진. 스스로 조작된 기억을 믿고 사는 형벌을 받은 여자. 결코 해결될 수 없는 사건 속에서 살아가는 알고 보면 가장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여자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이 조작된 기억이라는 것도 알고 보니 주위 사람들의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고전 명작인 가스등(gas light)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하다.

 

타운 하우스는 시크릿 마더들의 신분상승의 목적지이자 이 곳에 들어와 계속 살기 위해 그 어떤 비밀도 파헤쳐지면 안 되는 복마전으로 그려지고 있다. 바로 이 곳에 사는 시크릿 마더들의 끝없이 파헤쳐 지는 추악한 과거의 비밀과 위선들. 자식 교육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끌어 모아서 써대며 그 자식 교육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달성하고자 하는 위선자들의 모습. 숨겨야만 하는 비밀을 한 가지씩 갖고 있는 여자들. 하지만 그 비밀을 김은영에게 들켰다고 생각하며 그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자식교육이라는 명목의 위선을 드러내는 여자들. 그 이유 또한 다양하다. 룸살롱의 에이스였던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 위한 여자, 위장이혼을 숨기기 위한 여자, 그리고 자신의 불륜(맞바람)을 숨기고 싶은 여자. 그들은 이 타운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한 여자의 목숨까지도 빼앗을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복마전처럼 비추어 지는 곳은 바로 윤진이 이사장으로 있던 직장인 세심병원이다. 이 곳엔 윤진이 병원의 이사장이 되자 아들을 윤진과 결혼시키고 이런 정략적인 결혼을 통해 병원장이 된 시어머니가 있다. 결혼 후 아예 윤진이 이사장에서 물러나 전업주부가 되자 이젠 이사장까지 겸임하며 겉으로는 자상한 듯 보이지만 야심만만한 인물로 비춰진다. 또 하나의 인물은 세심병원에 근무하는 윤진의 후배이자 윤진에게 묘한 질투심을 갖고 사는 세연이 있다. 세연 역시 겉으로는 당차고 윤진의 친한 후배처럼 보여지지만 사실 그녀는 자신의 목적을 숨긴 채 윤진을 자신을 합리화 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무의식 중에 조작하는 회상성 조작 환자처럼 만들어 버리는 무서운 면을 갖고 있다. 그 과정이 지난 12회에 자세히 비추어졌다.


 

발단과 전개의 과정을 넘어 위기, 갈등의 단계로 본격적인 재미를 이끌어 가고 있는 드라마 시크릿 마더. 알고 보면 주변에 적들로 가득 찬 김윤진, 그리고 김윤진에게 언니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들을 발견한 김은영과의 갈등과 복수,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홍보한 것처럼 워맨스(Woman + Romance)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시크릿을 숨기기 위해 살해동기가 충분한 다른 시크릿 마더들의 김은영과의 팽팽한 긴장과 갈등 또한 매우 재미있게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가 된다.


김소연의 연기 또한 역시~! 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는 것은 달리 언급할 필요도 없었다. 지난 글에서 언급하였듯이 김소연은 약 10여년간 강단 있으나 매우, 대책없이 착한 여자의 모습을 연기했었다. 뭔가 이제 연기변신을 해야만 하는 또 한 번의 연기인생의 변곡점에서 만난 이 작품에서 그녀는 입시보모로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위장하며 다른 사람들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 헤치는 은영이라는 여자를 절제된 연기로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 


ps 1. 극 중에서 은영을 연기하는 김소연은 입시보모라는 직업에 걸맞게 트렁크를 마치 분신처럼 들고 다닌다. 이 드라마가 끝나기 전, 혹은 끝난 후에 트렁크 제조 회사에서 광고가 하나 들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소나이트 뭐하셔? 어피치만 모델로 쓰지 말고 이제 이렇게 아름다운 모델도 한 번 써보셔~!

 

 

ps2. 입시보모라는 극중 인물상답게 김소연이 연기하는 은영은 감정이 쉽게 읽혀지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과 반듯하고 절도 있는 몸동작, 그리고 금속성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어법을 고수한다.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연결을 허용하지 않는 조합이지만 작년에 한 번 게스트로 출연하여 그녀의 팬들에게 일대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SNL9의 저질체력 보디가드에서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때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ps3. 은영의 입시보모 관리를 받는 민준 역을 연기하는 한예준이라는 아역배우를 보고 허걱~! 소리를 내며 놀라기까지 했다. 이제껏 수많은 아역배우 중 여자아이를 보고 예쁘다는 생각을 한 적은 많았지만 남자아이를 보며 너무 예쁘고 귀티나게 생겼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예쁘고 귀티가 당연히 나야 하는 역할인 타운 하우스의 귀한 외아들 역의 캐스팅으로는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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