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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경험해 보는 기적 같은 사건들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오~래 살다 보니 별 일을 다 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연령층은 아니다. 하지만 대략 2016년부터 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느꼈던 경험칙들과는 완전히 위배되는 여럿 기적 같은 사건들을 접하고 있다. 그 사건들을 추려보면

 

1. 2016년 총선


세상에~! 민주당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여 국회에서 원내 1당이 된 것은 나로서는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업계 최고의 작두인 유시민 작가마저도 당시 새누리당이 180에서 마이너스 알파를 차지하리라 예상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새누리당이 참패를 하고 민주당이 1당이 되었으며(그것도 야당분열 + 호남 전패에도) 다른 야당들도 선전하며 초대형 여소야대가 만들어졌다. 무려 DJ, YS도 해내지 못했던 이 엄청난 과업을 달성해 낸 당시 문재인 대표가 차기 대통령 0순위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당연했다.


'썰전' 전원책-유시민, 총선 판세 분석 "새누리당 180석 압승?"

 

2. 503번의 탄핵


예를 들어 지금은 716번이 된 MB (money bug)가 탄핵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503번이 된 박그네가 탄핵되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 이유는 매우 명료하다. 716번은 보수세력의 눈으로 볼 때 돈 받고 일하는 월급쟁이, 계약직 머슴에 불과했다면 503번은 보수의 마지막 보루이자 성녀, 아이콘이었기 때문이다. 일평생을 국민여동생과 소녀가장의 두 가지 코스프레 인생으로 살아오며 그 때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먹고 사는 보수세력의 아이콘이자 성녀였던 503번이 탄핵을 당한다? 그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 광경을 2017년 3월에 나는 목도할 수 있었다.

 

3. 북미 정상회담

 

양국의 국기가 나란히 있는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면서 느낀 점 하나. 양국 국기의 색배합이 똑같다 보니 생긴 것도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가장 최근의 따끈따끈한 뉴스는 2018년 봄에 벌어지기 시작하여 2018년 6월 12일에 생겨났다. 오! 이런~! 북한과 미쿡의 정상이 서로 만나 점심을 먹고 미래를 논하는 일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었단 말인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들은 바로 어제~! 그 광경을 목도할 수 있었다.

 

4. MLB 시카고 컵스의 우승


한국 정치 이야기와는 별도로 108년만에 우승한 시카고 컵스의 우승을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대한제국 ‘순종 2년’인 1908년에 마지막 우승을 경험했던 시카고 컵스가 그 후로 108년 후인 ‘순실 4년’인 2016년에 다시 우승했다는 뉴스 댓글을 보았을 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센스쟁이들~!

 

이상의 사건들을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있을 수 없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한국사회의 고령화이다. 한국사회는 이미 고령화가 되어 있고 지금도 역시 진행형이다. 저출산의 사회문제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앞으로도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의 정치적 특징은 바로 보수화이다. 젊었을 땐 힘들게 일하며 돈을 벌고 그 돈을 저축하고 대출받아 어찌어찌 집이라도 한 칸 마련하고 나면 그 집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보수화가 되고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현상은 어느 사회든 볼 수 있다. 나는 그렇게 한국사회의 정치적 현상이 더더욱 보수화되어 고착화되리라고 생각할 뿐이었으나 부끄럽게도 고착화되고 있던 것은 내 머릿속의 관념이었던 것이다. 이 시대의 한국인들은 불통과 독선, 오만과 탐욕에 무능하기까지 했던 9년간의 보수정권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던 나머지 촛불을 들었고 결국 탄핵을 이끌어냈다. 결국 살다 보니 있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되던 일들 중 정말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많지 않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면 그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는 알고 보니 정말 명언 중의 명언이었다. 그리고 이처럼 믿을 수 없었지만 현실이 된 일련의 역사적인 사건은 바로 2018년 6월 13일의 지방선거로 이어지게 되었다.

 

선거결과의 바른 해독법

 

1. 카토그램의 독도법(讀圖法)

 

각종 매스컴에서 선거결과의 예측이나 결과의 판세를 보도할 때 보여주는 지도가 있다. 한반도 남쪽의 영역을 표시하는 이 지도에서 강원도는 무지하게 크고 서울 경기는 강원도에 비해 엄청나게 작아 보인다. 즉, 강원도 영역을 차지한 정당이 마치 선거에서 엄청난 대승을 거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강원도의 인구수는 수도권, 서울이나 경기에 비교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선거에서 제대로 된 판세를 이해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독도법이 필요하다. 바로 카토그램 기법으로 작성된 지도를 보는 것이 정확하게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른쪽의 지도를 보면 당시 새누리당이 압승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결과는 왼쪽의 카토그램 기법으로 나타낸 지도처럼 민주당의 근소한 승리였다. 다른 예로 삼국지의 위, 촉, 오의 세력권을 나타낸 지도를 들 수 있다.

 

 

왼쪽의 지도가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삼국의 세력 분포도이다. 이렇게만 보면 오나라가 위나라보다 크고 촉나라 또한 위나라에 비해 별로 작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세력 분포를 나타낸 오른쪽의 지도를 보면 위가 촉과 오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더 컸음을 알 수 있다.  

 

2. 한국사회의 지역적 인구편중과 통계의 바른 판독

 

한국 사회에서 지역별 인구편중은 수도권, 그리고 영남쪽에 매우 심하다. 2017년의 지역별 인구분포를 살펴보면 정치적 편향성이 거의 없는 수도권에 무려 49%, 정치적 편향성이 매우 큰 영남에는 전체 인구의 무려 25%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인구편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간과하기 쉬운 매우 중요한 오류가 있다. 어느 정당에서 수도권과 영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충남북 대전, 세종, 전남북 광주, 강원 그리고 제주)의 광역단체장을 모두 당선시켰다면 모두 9개의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다. 반면 영남의 광역 단체장 타이틀은 고작 5개에 불과하다. 즉, 9 > 5 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효과일 뿐이고 실제로는 9 < 5의 결과이다. 그 이유는 9개 지역의 인구를 모두 합쳐봐야 영남의 인구에 미치지 못한다. 영남의 인구수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즉, 영남을 싹쓸이를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이른바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그 정당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사회생할 수 있으며 실제론 승리하게 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04년에 벌어진 탄핵정국에서의 총선이다. 탄핵에 반대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촛불집회 때문에 당시 한나라당은 이제 끝났다고 하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영남 싹쓸이를 통해 무려 120석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며 그들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여론조사 신뢰하지 않는다고 큰소리 뻥뻥 치다가도 부산에 가서는 제발 살려달라고 읍소하며 큰 절의 퍼포먼스를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준표 "왜곡된 여론조사로 투표 포기하게 하려 난리"

 

홍준표, 부산유세 '큰 절' 두번, "부산까지 무너지면 당 설 자리가 없어" 막말 사죄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원내1당이 된 매우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부산, 경남의 낙동강 벨트가 드디어 뚫렸고 심지어는 대구, 그것도 수성갑에서마저 당선자를 낸 것이었다.

 

3. 대선, 총선, 지방선거의 경중(輕重)

 

한국 사회를 살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유형들의 선거들이 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게다가 재보선까지. 이들 선거의 경중을 따진다면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생각하기엔 대선 > 국회의원 총선 > 지방선거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그런데 말이다. 정작 알고 보면 가장 중요한 선거는 그 반대의 순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비유를 하자면 대선을 통해 뽑는 새로운 대통령은 달콤한 열매, 입법기관을 선출하는 국회의원 선거는 그 열매를 맺기 위한 꽃, 그리고 기초단체장부터 광역단체장, 도의원과 시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는 땅속에 박힌 뿌리이다. 그 중 광역단체장은 뿌리 중 커다란 주근(主根), 그 외에 이름도 알 수 없지만 그저 정당의 선호도에 의해 투표, 당선되는 기초단체장과 도의원, 시의원들은 주근의 옆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측근(側根)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커다란 나무의 뿌리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뿌리가 튼튼하지 못한 나무는 언제 어떻게 꺼꾸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03년에 출범한 참여정부, 그리고 2010년에 가까스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2002년 여름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당시 민주당은 기록적인 패배를 경험하였고 사상 처음으로 서울시장마저도 한나라당에 빼앗겼다. 그리고 그 해 겨울에 열린 대선에서 노무현과 이회창의 대결이었기에 가능했던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며 민주당은 다시 한 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지만 이는 매우 뿌리가 약한 상태에서의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정부의 출범이었다. 참여정부를 역대 최약체 정부라고 불렀던 이유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2006년 지방선거. 기네스북에 올라도 좋을 정도의 기록적인 대참패를 당하면서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생명은 거기에서 끝이 났다. 


또 한 가지 예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명숙이라는 수준미달의 정치인을[각주:1] 상대로 선거운동을 했던 덕에 겨우 겨우 재선에 성공했지만 당시 서울시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시의원, 구청장들은 민주당이 휩쓸었다. 시장을 앞에 세워놓고 개망신을 주며 무슨 말을 해도 한마디도 안 듣고 거부하는 시의원들 앞에 그렇지 않아도 배짱 없고 이기적인 인간으로 소문난 오세훈은 백기를 들었고 결국 박원순 시장을 탄생하게 만들었다.

 

격세지감 중의 격세지감


1. 이제서야 자리 바꿈을 한 정치적 주류와 비주류


1987년 이후로 치러진 수많은 선거와 그 결과에 따라 당명, 집권당, 그리고 원내 1당도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민주당은 언제나 비주류의 느낌을 주는, 아니 실제로 비주류의 정당이었고 주류는 언제나 민정당부터 자유한국당으로까지 당명을 바꿔온 그들이었다. 설령 정권을 교체했더라도, 그 정권의 재창출에 성공했더라도 늘 민주당에게 여당이라는 표현은 어색했던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이유-선거결과만을 놓고 판단할 때-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는 늘 아슬아슬한, 51대 49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패배할 때엔 90대 10의 경우가 또한 많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2006년 지방선거부터 이어지는 2007년 대선, 그리고 2008년의 총선이었다. 둘째, 바로 풀뿌리로 표현되는 각종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 등의 선거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이 제대로 된 승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패배할 때는 전세계 선거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의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 민주당이 2018년 6월 13일의 지방선거를 통해 드디어 정치의 주류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민주당이 여당이 되었고 나머지 정당은 야당이 되었다.


민주당이 정치적 주류로 우뚝 서게 되어 정국의 주도권을 계속 잡는, 진짜 여당이 될 징후는 여러 군데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주변엔 은퇴하였으나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원로 정치인도 없다. 이를테면 참여정부 시절엔 YS, DJ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생존해 있었다. 선거 때만 되면 전직 대통령들이 한 마디 할 때마다 언론들이 열심히 받아 적고 올드보이들이 이합집산하는 모습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살아 있는 넷 중 둘은 감빵생활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둘은 생존만 해있을 뿐이다.


또한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정적들조차 없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의 당시 보수정당에는 훗날 716번과 503번으로 불리게 될 막강한 세력들이 호시탐탐 권좌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일부터 발 빠르게 생존을 위한 이합집산을 하게 될 야당 정치인 중 문재인, 추미애의 강적으로 나설 수 있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2. 기호 1번-허무한 아픔과 간절함, 그리고 당당함이 함께 하게 될 기억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기호 1번에 투표를 한 적이 딱~! 두 번 있다. 바로 2006년의 지방선거와 2017년의 대선이었다. 그 중 2006년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세계 선거역사에 기록될 정도의 엄청난 패배를 기록하였고 그 패배로 인해 정권의 수명은 끝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여당의 지지자들 역시 선거전부터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호 1번에 한 번 투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허무함과 함께 한 번 투표를 해보았다는 허무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또 한 번의 기호 1번 투표는 바로 작년 대선이었다. 그때는 간절함이었다. 행여 스탬프에 묻은 잉크가 번질세라 ‘호호~’ 불어가며 고이 접어 투표함에 넣었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미 압도적 우세로 판명이 났지만 그래도 그 간절했던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다가온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12년 전인 지난 2006년 때와는 180도로 뒤바뀐 운명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정당은 궤멸직전까지 몰렸고 민주당은 전국을 석권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투표장에 들어간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기분 좋게, 그리고 당당하게 1번을 찍었다. 이번에는 ‘호호~’ 불지도 않았다.


이처럼 불과 12년만에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정치지형을 바꿔 준 유권자들에게 정계의 진짜 주류가 된 민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서 그들이 이런 엄청난 격세지감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부터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토록 믿을 수 없는 승리를 만들어 준 유권자들과 반드시 열린 소통을 하며 합리적인 정책들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다시 12년 후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정치지형은 다시 바뀔 수 있을 테니 말이다.



  1. 한명숙은 유신독재에 항거한 여성운동가로서의 활약과는 별개로 정당이라는 이익집단의 정치인, 대표로서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한 인물이었다. [본문으로]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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