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24)
김소연 (59)
Classic Music Story (19)
Artist Story (46)
세상을 보는 눈 (122)
MLB Story (26)
KBO Story (13)
Fun Video (9)
Drama 보기 (9)
좋은 정보 (6)
In my mind (3)
그 시절의 pop story (9)

최근에 올라온 글

Total
Today
Yesterday
04-25 04:55
감사해요 사랑해요 잘했어요 함께해요

달력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이 사진은 살인적으로 더운 날씨에 잠깐 눈요기나 하면서 더위 좀 식히라고 지인이 보내준 것이다. 어후~!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해지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물속에 들어가서 머리칼을 찰랑거리는 이 행동을 영어로는 뭐라고 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hair splash’라는 표현을 썼다. 한글로 번역하자면 ‘머리칼 튀기기’라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한국영화에도 이 ‘hair splash’, 이른바 머리칼 튀기기를 아주 역대급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가 있다. 바로 임창정, 박진희 주연의 2007년작 ‘만남의 광장’이다. 이 영화에서는 여주인공 박진희의 첫 등장을 이 ‘머리칼 튀기기’로 표현하고 있다.




와우~! 정말이지 보기만 해도 시원스럽고 아름답기 그지 없다.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란제리만 걸치고 물속에 들어가 머리칼을 튀겨대는 이 호사스런 장면을 임창정이 침을 꼴까닥 삼키며 훔쳐 보느라 정신없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각주:1]



 일평생 한 번 올까말까한 이 호사스런 장면들은 계속 이어지고~!



추억의 명화 '천녀유혼'의 왕조현이 처음 등장할 때와 비슷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게슴츠레 뜬 눈빛, 혀를 내밀어 입술을 적시는, 고전적이지만 최강의 남자 후리기 스킬을 선보이는 것으로도 모자라 만세를 부르며 은밀한 겨드랑이와 볼륨감 넘치는 S라인으로 훔쳐보는 임창정의 시선을 쏙 빼놓는 박진희. 움짤로 표현하자니 별로 재미있지 않지만 실제 영상으로 보면 이 장면 되게 웃긴다.



처음 보는 여자가 멱감는 장면을 침 흘리며 훔쳐보던 임창정은 결국 그 처음 보는 여자에게 제대로 정의구현까지 당하고 만다. 물속에서 큼지막한 조약돌을 하나 건져 내어 자신의 몸을 훔쳐보던 처음 보는 남자의 마빡을 시원하게 돌팔매질 해버린다.


영화 자체는 아주 유쾌한 코믹이지만 박진희가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이 장면에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담아내는데 성공한다.


박진희가 사회복지, 환경 등에 관심이 많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덕에 언젠가부터 스타 폴리티션의 선두주자, 강단 있는 성격의 배우 정도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알고 보면 박진희는 2000년 초중반까지는 TV 드라마에서의 활동도 많았지만 영화배우로서 매우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이다. 특히 ‘하면 된다’ 랄지 ‘달콤한 거짓말’등에서 또렷한 이목구비에서 풍기는 모습과는 전혀 딴판의 뭔가 나사 풀린 듯한 연기를 매우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함께 예쁜 이마까지 갖고 있는 덕에 박진희는 쪽진 머리로 분장하는 사극에도 아주 잘 어울리며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박진희를 맹한 모습의 연기를 주로 하는 배우로 생각하면 또 곤란하다. 박진희가 이제껏 출연했던 수많은 작품들 중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자이언트’에서는 완전히 다른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부잣집 아가씨이지만 사생아로 태어나 태생적 열등감과 당차고 똑똑한 면모를 함께 가진 여주인공인 ‘황정연’을 연기했을 때다. 나는 이 드라마에서 박진희의 연기를 보고 오싹함을 느낀 적이 있는데 바로 이 장면이다.



복수할 거야~! 황정연은 화장대의 거울을 보며 핏발서린 눈동자로 아주 나지막히, 하지만 또박또박 읖조린다.


사랑하는 남자 이강모가 삼청교육대에 끌려 가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실어증에 걸려 의식을 잃을 정도로 너무 상심하였지만 알고 보니 이건 철저히 연극이었다. 황정연은 조용히 복수의 칼날을 갈며 다가올 운명의 날을 준비하고 있었다. 복수의 화신이 되는 황정연이 실어증 환자를 연기하며 침대에 누워 자는 척 하다가 앙숙인 새엄마가 '이대로 영원히 잠들어 버려'라며 조용히 저주하며 밖으로 나가자 조용히 눈을 뜨고 화장대 앞에 앉아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이다. TV 드라마에서 복수심에 불타 올라 이토록 오싹하게 소름 돋는 눈빛을 보여주는 여배우의 연기를 접하기도 쉽지 않다.



  1. 경기도 가평 용추계곡이라는 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snipe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