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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S 3차전.  7⅓이닝 무실점(2안타 2볼넷) 삼진 6개의 완벽한 피칭을 한 후 교체되어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로저스.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하며 답례하고 있다. ALDS 3차전에서도 그는 똑같이 무실점을 기록한 후 이처럼 관중을 향해 똑같은 포즈로 답례하였다. 과연 그는 월드시리즈에서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2006 시즌은 NL과 AL 공히 엄청난 지각변동이 있었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우선 NL에선 양대 리그 통틀어 가장 균형잡힌 전력을 자랑하며 최다승을 기록한 뉴욕 메츠가 애틀란타의 15년 장기독재를 깨고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였다. 대단한 뉴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AL에는 더욱 풍부한 뉴스거리들이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에이스 요한 산타나는 20년만에 양대리그 통합 삼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그의 볼을 받는 포수 조 마우어는 64년만에, 그것도 AL 사상 최초로 타격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 개인기록들보다 팬들에겐 더 충격적인 뉴스로 꼽을 수 있는 것이라면 만년꼴찌이자 변변한 스타플레이어도 없는 팀이며 대표적인 비인기 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돌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돌풍의 중심엔 어지간한 기록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투수 케니 로저스가 있다.

42세에 다시 쓰는 전설

ALCS 3차전이 끝난 후 릴랜드 감독과 포옹을 하는 로저스. 그는 이날 경기에서 7.1이닝 6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기록했다.

로저스는 빅 리그 데뷔 18년차인 올해 드디어 200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200승은 현역 좌완투수 중 겨우 5명만이 기록한 대기록이다.
17승 8패에 방어율 3.84. 다승 4위에 방어율 11위의 준수한 기록이다. 그는 이처럼 디트로이트 마운드의 맏형으로서 제 몫을 충실히 했다. 그리고 이제껏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포스트시즌에서의 첫승을 위해 나섰다.

로저스의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은 참담하다. 생애 통산 플레이오프 총 9게임에서 20.1동안 20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8.85를 기록하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었다.
1996년 양키스 시절엔 네 게임에 등판하여 단 한 번도 3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자책점 14.14를 기록했다. 1999년 메츠 시절엔 더하다. 네 게임을 뛰었지만 2패만 기록했고 밀어내기로 결승점까지 주는 악몽을 경험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들이 로저스가 그런대로 기록은 뛰어나지만 톱 클래스, 에이스로서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06 포스트시즌의 로저스는 달랐다. 승부의 분수령인 ALDS 3차전에서 무적의 제국 양키스를 7.2이닝동안 8탈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꽁꽁 묶는 환상의 피칭을 선보였고 ALCS 3차전에서도 7.1이닝 6탈삼진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더 이상 그가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노장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그의 투구는 그야말로 경이로움과 환상의 조화, 그 자체였다.

ALCS 3차전에서 역투를 하는 로저스. 끈끈한 오클랜드 타선은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로저스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렇게 잘하는 투수가 이제까진 어디에 있었는지. 왜 이제서야 모습을 보였는지. 그는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고 그의 환상적인 피칭은 팀의 WS 진출을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6 시즌의 AL MVP 후보는 많다. 홈런왕 오티즈, 포수 타격왕 마우어, 통합 3관왕 산타나도 있다. 하지만 42세의 나이에 200승을 기록하고 17승 8패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한 로저스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사이영상은 거의 산타나로 결정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놀라운 피칭을 한 로저스는 역시 언급되지 않고 있다.
만일 내게 2006 AL MVP, Cy Young 투표를 할 수 있는 표가 쥐어진다면 난 주저없이 로저스의 이름을 적을 것이다. 그만큼 로저스의 올시즌 활약은 눈이 부셨기 때문이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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