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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현대음악이 그렇지만 현대음악은 상당히 감상하기 어렵다. 듣는 이가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감정과 이성의 사이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작곡가 혼자 신나서 곡을 쓴 것 같은 그 난해하고 어지러운 멜로디. 이걸 누구 들으라고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참기 힘든 소음들. 현대음악의 선입견이자 특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감상하기 어렵다는 이뮤로 이 어지러운 소음들을 외면하면 현대음악은 음악사적 위치를 상실하고 역사의 큰 시류에 휩쓸려 가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19세기의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시벨리우스, 슈트라우스 이후의 작곡가와 작품들은 없어지는 역사의 단절을 경험할 수도 것이다.

현대음악이 갖는 그 난해한 음표들을 하나하나 주워 담아서 예술적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대표적인 지휘자가 있다. 바로 핀란드 출신의 에사 페카 살로넨이다. 살로넨은 고전주의 음악은 거의 하지 않고 낭만주의 음악도 마찬가지로 다루지 않는다. 그가 사랑하는 음악들은 바로 그 어지럽고 감상하기 힘든 현대음악이라는 소음들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 그가 바로 살로넨이다.

살로넨의 데뷔는 무척 빠르고 화려했다. 젊다고 하기에도 무색한 25세 애송이가 1983년 말러 교향곡 3번의 지휘를 대신 맡으며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그리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한 작품은 1985년에 레코딩한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 그리고 1989년에 레코딩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다. 특히 봄의 제전에 있어선 그 누구보다도 살로넨의 작품이 가장 돋보이는 평가를 받을 정도이다. 그만큼 젊다못해 어린 나이에도 그는 거장들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살로넨의 음악 스타일은 대단히 공격적이고 직선적이다. 마치 강속구 투수가 던지는 100마일이 넘는 포심같은 힘과 스피드가 느껴진다. 나 역시 현대음악을 거의 듣지 않기 때문에 그의 음반을 많이 갖고 있진 않지만 2006년에 발표한 봄의 제전을 들어보면 다른 지휘자들의 것과는 다른 무시무시하고 오싹한 힘이 느껴진다. 이런 오싹함은 단언하건데 그 옛날 푸르트벵글러 영감님 이후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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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넨은 1989년 이후 이 곡을 녹음하지 않다가 2006년에 비로소 두 번째 음반을 내놓았다. 1989년의 음반보다는 원숙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소르크스키의 민둥산에서의 하룻밤, 바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봄의 제전을 지휘하는 살로넨. 그의 음악만큼 지휘동작 역시 힘차고 강렬하다.

봄의 제전의 음반은 무척이나 많다. 몽퇴, 불레즈, 아바도, 카라얀, 살로넨 등등. 이중에서 그 어떤 것을 들어봐도 살로넨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없다. 또한 이 곡의 특성상 하나의 주제를 향해 스트레이트로 돌진하는 광기어린 느낌을 잘 살려야 하기에 대단히 건조하고 감상하기 좋은 곡은 결코 아니다. 미친 듯이 울부짖는 광기가 살아있어야 하는데 살로넨은 이 광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이젠 어느덧 50이 훌쩍 넘어버린 영감님이 되어가고 있는 살로넨. 하지만 그의 음악은 그 젊었던 시절의 패기와 힘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패기를 갖고 있는 한 언제까지나 살로넨을 주목해야 한다. 살로넨의 손을 거치며 난해한 소음에 불과한, 그래서 예술적 생명력을 받지 못한 수많은 현대 음악들은 재탄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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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넨도 꽤 연출된 사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왠지 그 옛날 카라얀의 삘이 풍기는 듯. 50이 훌쩍 넘어버린 나이에도 여전히 동안의 잘생긴 얼굴이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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