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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19세기를 살았던 천재 작곡가 루이 헥토르 베를리오즈(Louis Hector Berlioz)의 캐리커쳐

베를리오즈가 남긴 걸작 중의 걸작 환상교향곡은 정말 재미있는 곡이다. 무정형(無定型)속의 정형을 추구하고 있는 점, 그리고 당시로선 무척 파격적인 여러 관현악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도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5악장으로 된 이 교향곡엔 일정한 스토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흐물흐물거리면서 몽롱한 정신상태를 가진 한 사람이 써대는 광시곡같은 느낌의 이 곡엔 퇴폐적 낭만과 뜨거운 열정이 함께 녹아있다. 또한 당시의 관현악법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여러가지 시도를 하였는데 두 대의 하프를 배열한 점(이 부분이야말로 곡의 제목인 환상이란 키워드에 가장 걸맞는 핵심요소라 하겠다)이랄지 5악장의 끝부분에 등장하는 정신없는 콜레뇨(활의 등쪽으로 현을 치는 주법)랄지 또 현악기와 관악기의 정신없는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이 정신없는 퍼포먼스를 듣고 있노라면 베를리오즈의 천재성에 감탄을 거듭하게 되는데 한 나약한 인간의 어지러운 정신세계를 이처럼 환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뭔가 취한 듯한 기분을 맛보고 싶은가? 그 취한 기분속에서 또 정열과 질투와 삶과 죽음의 기분을 맛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반드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들어라. 하이든, 모차르트의 아름다움과 베토벤의 엄격함과 브람스의 진지함, 차이코프스키의 날카로움과는 그 류를 달리하는 정말 색다른 환상의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루이 헥토르 베를리오즈(Louis Hector Berlioz)-천재, 그리고 혁명가, 이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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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를 살았던 프랑스의 천재 작곡가인 헥토르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는 교향곡 역사상 가장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바로 절대(絶對)음악일 수밖에 없었던 교향곡이란 장르에 표제(標題)음악의 개념을 최초로 도입하였고 이는 당시 음악예술계에 엄청난 충격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파격, 혁명으로 불리는 이 사건 때문에 베를리오즈는 이단아, 혁명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니 20세기 클래식 음악계의 이단아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라면 19세기의 혁명가는 바로 베를리오즈였던 것이다.

우선 절대음악과 표제음악에 대한 구분을 짓자면 절대음악은 음악외적인 요소를 절대적으로 배제하여 오로지 음악만을 순수하게 담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음악이란 예술 역시 그 곡을 작곡한 작곡가의 사상과 삶의 경험이 배어 나올 수밖에 없겠으나 그가 어떤 생각을 하였던 간에 음악 그 자체엔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담아내진 않는다. 이와 반대로 표제음악은 작곡가가 생각한 메시지를 음악에 도입하여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오늘 소개하는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그리고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리오즈가 이처럼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곡을 작곡한 것엔 그가 살았던 삶의 방식과도 관련이 되어있다. 베를리오즈는 어릴 적에 정규적인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아들의 뒤를 이어 의학을 공부하길 원했다. 음악을 배우긴 했으나 교양으로 배웠을 뿐이었고 그는 독학으로 화성법을 익히며 그가 배웠던 다른 어떤 분야보다 특히 음악에 많은 열정을 쏟아 부었다. 결국 그는 의사의 길을 포기, 파리음악원에 입학하였고 부모와 심한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파리음악원에 입학하기 전에 출전하여 실패의 경험을 맛보았던 로마대상에서도 예선에 통과하기도 하였다. 정규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홀로 독학을 하였기 때문에 그의 음악세계는 기존의 작곡가들이 만들어놓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자유분방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1830년. 베를리오즈에겐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될 두 가지 사건이 발생한다. 하나는 그토록 원했던 로마대상에 선정되어 로마에 체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고 또 하나는 헉명적인 교향곡인 환상교향곡을 발표하여 아직까지 젊은 무명작곡가에 불과했던 베를리오즈의 이름을 전 유럽에 떨쳤던 것이다.

환상교향곡-짝사랑의 환상이 낳은 걸작

베를리오즈가 환상교향곡을 작곡하게 된 계기는 어찌보면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뜨거웠던 이유에 기인한다. 베를리오즈는 셰익스피어의 열혈독자였는데 시시때때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즐겨보았다. 그리고 이 연극을 보며 그는 너무도 뜨거운 짝사랑에 빠지고 말았으니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햄릿의 오필리아 역으로 분한 당대 최고의 인기 여배우인 해리어트 스밋슨이 바로 그 문제의 여인이었다.

베를리오즈는 스밋슨이란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겨 고백도 하고 편지도 보내보고 벼라별 짓을 다해봤으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스밋슨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당연하지. 가난하고 이름 없는 천재가 김소연한테 백날 사랑한다고 편지 보내봐라. 그게 씨알이나 먹히겠나.

이렇듯 베를리오즈는 무척 무모하게 뻘짓을 하며 혼자 사랑의 열병을 앓았다. 베를리오즈의 짝사랑은 꽤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대에서 그녀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는 장면이 나오면 극장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고 그녀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란 걱정에 노심초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을 마녀로 형상화시켜 환상교향곡의 5악장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베를리오즈가 그토록 사랑했다던 문제의 여인 해리엇 스미드슨(Harriet Smithson). 5악장에선 이 여자가 마녀로 등장한다. 같은 짝사랑이라도 쇼팽의 사랑방식과 베를리오즈의 방식은 이처럼 다르다.



짝사랑의 열병을 자살, 혹은 살인으로 마무리하여 열병이 아니라 지랄 염병하는 어리석고 천인공노할 인간들이 있는 반면에 이 우수하고 훌륭한 베를리오즈는 그 열병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 환상교향곡이라는 곡을 작곡하여 그의 이름을 청사에 길이 빛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아~! 실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이 엄청난 대곡을 불과 2달 반만에 작곡하였다. 물론 1828년부터 스밋슨을 짝사랑했으므로 곡을 쓰게 된 계기는 2년 전부터였으나 그가 품었던 연모의 정은 두 달 반만에 이 대곡을 쓰게 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토록 혼자 사랑했던 스밋슨과의 사랑은 결실을 맺었을까? 거의 대부분의 짝사랑의 결말이 그렇듯 베를리오즈 역시 행복하진 않았다. 환상교향곡으로 대단한 유명세를 타게 된 후부터 베를리오즈의 마음 속에서도 스밋슨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결국 모크란 피아니스트와 약혼을 했는데 이 여자가 딴놈이랑 결혼을 해버렸고(보면 볼수록 베를리오즈의 애정사는 참 골때린다) 그 후 3년이 지나고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스밋슨과 결혼을 했으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진 못했다고 전해진다.

모두 5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곡은 각 악장마다 주제와 이야기가 있다. 1악장은 꿈, 2악장은 무도회, 3악장은 들의 풍경, 4악장은 단두대로의 행진, 5악장은 사바(sabbat)의 꿈이란 제목이다. 줄거리는 한 여자를 보며 미친 듯이 짝사랑했고 짝사랑하는 그녀가 나를 퇴짜놓으면 어떻게 하나 불안에 떨다가 실연을 당한다. 현실을 잊기 위해 아편을 처먹지만 자살미수에 그치고 꿈속에서 단두대로 끌려간다. 그리고 그토록 짝사랑한 여인이 마녀가 되어 마녀들의 잔치에 나타난다는 내용인데 환상교향곡이란 이름에 걸맞게 진짜 말도 안되는 환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내용들이니 자세히 알려고 하면 머리만 아프다. 이렇게 머리 아픈 내용까지 담아둘 필요까진 없다고 사료되니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그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낸 이 아름다운 곡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감상 포인트

이 곡에서 이야기하는 메시지는 짝사랑의 열병과 그 열병에서 비롯된 한 유약한 사내의 몽환적이고 퇴폐적인 환상이다. 이처럼 병치되기 어려운 메시지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선 때론 강렬하면서도 때론 부드럽게 빠져드는 매력을 발산할 수 있어야 한다. 1악장부터 5악장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몽환적인 멜로디가 가득하지만 특히 가장 중점을 두고 감상해야 할 부분이라면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을 얼마나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느냐는 것과 5악장 '마녀들의 밤의 향연의 꿈'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너무 빨라도 안되고 너무 늘이빼거나 부드러워선 더더욱 안된다. 터질 듯이 울부짖는 금관악(특히 5악장의 튜바)과 신경질적으로 튕겨대는 현악의 콜레뇨와 힘있고 탄탄한 팀파니의 구성이 정말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5악장이다. 한 남자의 모진 상사병을 담아낸 이야기의 끝이며  가장 환상적이고 퇴폐적이어야 할 5악장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환상교향곡의 참맛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가지가 넘는 많은 음반을 들어보았을 때 내가 꼽는 5악장의 최고 음반들은 대략 3~4가지로 압축할 수 있겠다. 카라얀, 뮌쉬, 데이비스, 클레탕스의 음반이다.

1.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베를린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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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ert von Karajan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녹음: 1974/10 & 1975/2 Stereo, Analog
장소: Philharmonie, Berlin

카라얀과 베를린 필. 사실 그 어떤 음악에서도 이보다 더 좋은 조합(본전은 꼭 해주는)이 어디 있겠냐, 다시 나오겠냐는 선입견을 철저히 배제하고서라도 이 음반의 가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 카라얀이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음반 베스트 5안에 단연 손꼽을 수 있겠다.

5악장의 하이라이트인 종소리를 들어보라. 멀리서, 하지만 선명하게 들려오는 듯한 저 은은한 종소리. 이는 카라얀이 실제 교회의 종소리를 삽입한 것이다. 지나치게 작위적인 설정이 귀에 거슬린다고 하는 이들도 많이 있지만 카라얀-오버-작위적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 내지는 선입견을 깨끗이 잊고 들어보라. 이 음반을 누가 만들었는가를 깨끗이 모른채로 듣는다면 그야말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한 기분이 들 것이다.

베를린 필 특유의 정교한 관현악은 달리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환상교향곡에서만큼은, 특히 5악장에서만큼은 카라얀 이상의 음반이 다시 나올 수 있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의 2악장-무도회. 카라얀은 눈감고 잘도 지휘한다.

2. 샤를 뮌쉬-B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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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 Munch (conductor)
Boston Symphony Orchestra
녹음: 1954/11/14, 15 Stereo, Analog
장소: Symphony Hall, Boston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지휘자로 손꼽히는 샤를 뮌쉬. 그에게 있어 환상교향곡은 평생을 두고 가장 많이 연주했던 장기 중의 장기였다. 사실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샤를 뮌쉬의 54년반을 이 곡의 최고 음반으로 꼽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 또한 뮌쉬야말로 환상교향곡의 종착점이고 환상교향곡은 뮌쉬의 것 외엔 거론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뮌쉬와 환상교향곡은 하나의 항등식처럼 연결고리가 지어져 있다.

1954년의 이 음반은 결정반, 최고 음반이라는 표현보다는 문제작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뮌쉬 특유의 저돌적이고 빠른 스피드의 템포 진행이 이 음반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특히 5악장은 더더욱 그렇다.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부터 힘을 비축한 뮌쉬는 5악장에서 정신없는 스트레이트로 돌진하며 듣는 이의 넋을 빼놓는데 이 곡의 중요한 특징인 정열이란 점에선 꽉찬 만점이겠지만 몽환적인 이미지를 그려나가는데 있어선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리고 이 음반의 결정적인 미스라고 한다면 음질이 별로 좋지 않다. 하지만 환상교향곡의 지휘자 뮌쉬의 상징성이라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필청소장음반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샤를 뮌쉬가 지휘하는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의 4악장-단두대로의 행진.

3. 콜린 데이비스-콘서트헤보우보우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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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Davis (conductor)
Concertgebouw Orchestra
녹음: 1974/01 Stereo, Analog
장소: Concertgebouw, Amsterdam

판껍데기부터 이 음반이 심상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판껍데기보다 안의 내용물이 훨씬 더 알차다.

우선 콜린 데이비스의 음악 스타일은 상당히 가지런하고 반듯하다는 느낌을 준다. 적당히 중용의 묘를 살리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각을 잘 잡아가면서 또 고음 현악기와 팀파니 목관, 금관의 매력도 잘 살리고 있어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엄격하면서도 재밌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데 이 음반 역시 콜린 데이비스의 이런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하지만 이곡처럼 강한 개성을 지닌 곡에서 나타내야만 하는 특징에 대해선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색깔이 아주 분명한 곡이다. 음악을 공감각적인 채색으로 표현하자면 모차르트는 귀족적인 붉은색, 베토벤은 빛나는 황금색 또는 태양빛의 주황색, 브람스는 짙은 갈색정도가 될까? 그렇다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한 화가의 정신없는 유화정도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밝으면서도 어둡고 화려하면서도 칙칙한 오만가지 색깔이 매우 난잡하게 섞여있는. 하지만 그 난잡함 속에서도 일정한 규칙을 잘 지키고 있는 그림이라고 하면 어떨까?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콜린 데이비스의 음반은 이 곡 특유의 느낌을 썩 잘 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란 느낌을 받게 한다. 예쁘고 가지런히 차곡차곡 채색된 음악은 적어도 이 곡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4. 앙드레 클레탕스-파리 음악원 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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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dre Cluytens (conductor)
    Orchestre de la societe des concerts du conservatoire
    녹음: 1964/05/10 Stereo, Analog
    장소: BunkaKaikan, Tokyo

    앙드레 클레탕스는 샤를 뮌쉬와 함께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휘자였다. 뮌쉬의 뒤를 이어 파리 음악원 오케스트라에 취임하였고(이 악단은 클레탕스의 사후 해체되었다) 뮌쉬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작곡가의 음악을 해석하는데 있어선 도가 튼 사람이었다. 근데 참 아이러니하다. 뮌쉬도 그렇고 클레탕스도 그렇고 둘 다 프랑스 태생은 아니었는데 훗날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휘자의 반열에 올랐으니 말이다. 뮌쉬가 태어난 곳은 원래 독일땅이었는데 1차 대전 이후 프랑스령으로 편입되었고 클레탕스는 벨기에 출생이다.

    클레탕스가 남긴 많은 환상교향곡 음반 중에 위의 음반을 가장 인상적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이 음반 공연실화 음반이다. 5악장이 끝나고 열광적인 박수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클레탕스의 다른 음악을 들어보면 이 냥반이 이런 스타일이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박력있게 밀어부친다.

    클레탕스의 음악은 대체적으로 온화하면서 곡선미가 살아있는 전형적인 프랑스 음악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함에 비해 이 음반은 중요한 예외라고 할 수 있겠다. 4악장에서의 힘도 그렇고 5악장에선 무섭게 돌진하는 힘이 매우 인상적이며 5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에너지로만 따지자면 54년 뮌쉬의 음반과 쌍벽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5. 피에르 몽퇴-빈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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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erre Monteux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녹음: 1958 Stereo, Analog
    장소: Vienna

    푸근한 인상과는 달리 20세기 최대의 문제작인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초연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던 피에르 몽퇴. 그 역시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에 있어선 최고의 스페셜리스트 중의 하나였다.

    그 맘씨좋게 생긴 할배가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은 이 음반에서도 계속된다. 극한을 향해 밀어부치는 힘과 정신없이 울려퍼지는 관현악의 퍼포먼스. 잡아땡길땐 확실하게 땡겨주고 또 부드럽게 나아갈 땐 그에 맞게 호흡도 맞춰간다. 가히 이 곡을 대표하는 명반 중의 하나라도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으나 여기서 드는 의문 한가지.

    뮌쉬의 음반과 다른 점이 얼마나 있는가? 다를 것이라면 카라얀이나 데이비스, 혹은 뒤트와만큼 확 차이가 난다면 또 모를까 뮌쉬의 음반과 크게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이 음반의 몰개성 아닌 몰개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관현악이 전체적으로 매말라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6. 샤를 뮌쉬-B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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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rles Munch (conductor)
    Boston Symphony Orchestra
    녹음: 1962/04/09 Stereo, Analog
    장소: Symphony Hall, Boston

    뮌쉬의 54년 음반만 올릴까 했는데 62년 음반 역시 빼놓을 수 없기에 올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54년 것과 비교대상이 되기에.

    연주가 전체적으로 매말라 있는 느낌이다. 54년 음반만큼 강하게 몰아부치는 힘도 적고 그렇다고 해서 크게 인상적인 요인도 없다. 하지만 이 음반 역시 샤를 뮌쉬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꼭 한 번은 들어볼 가치가 있다.

    대신 2악장 무도회만큼은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카라얀의 음반과 함께 2악장에서는 이 음반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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