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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3일. 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그날 저녁. 한국인의 시선은 온통 한국 야구사상 최초의 금메달 획득에 정신이 팔려 있던 바로 그 시간. 조용히 금메달을 사냥하고 있던 또 하나의 대단한 선수가 바로 태권도의 차동민이었다.

그리고 야구 중계도중 티비화면 조그마한 귀퉁이에 차동민 금메달 획득! 이란 뉴스를 보며 난 적잖은 분노마저 느꼈다. 아무리 야구가 한국야구사상 최초의 쾌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간이라고 한들 또 하나의 훌륭한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이 역사적인 순간을 이렇게까지 과소평가할 수 있는가 말이다. 적어도, 적어도 차동민 선수가 결승전에서 싸우는 모습만큼은 방송에서 내보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잠깐의 시간을 할애해도 야구는 승패가 갈릴 정도의 급박한 시간은 아니었다. 어차피 야구는 9회말까지 이닝이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차동민의 금메달도 금메달이고 야구의 금메달도 금메달이다. 메달 순위집계엔 어차피 똑같은 하나의 금메달로 기록된다. 야구가 한국야구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했기에 더더욱 값진 것이라고? 차동민의 금메달도 태권도의 전체급 석권이라는 어느 것 못지않은 큰 의미가 있었다. 분명히. 게다가 태권도의 꽃은 헤비급 종목이라고 하지 않았나?

어쩌면 방송3사에서 똑같은 행태를 보일 수 있는지. 그 시간에 kbs는 1티비와 2티비로 나뉘어 있으니까 차동민의 결승전에 시간을 할애하여도 되었을텐데 한국과는 전혀 상관없는 높이뛰기를 방영하고 있더군.

사정은 시상식이 끝나고, 또 야구의 시상식마저 끝나고 저녁 뉴스시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야구우승 소식에만 약 20분 넘게 할애하고 차동민의 금메달 소식은 아예 묻혀 있었다. 그리고 차동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뉴스에서 듣고, 또 오늘 아침에 그에 대한 기사를 읽었을 때 난 순간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그냥...니 팔자려니 해라...'

그리고 또 한가지 생각을 했다.

'다음 올림픽에서도 꼭, 꼬옥 금메달 따라. 대신 인기종목이랑 겹치지 않는 시간에 잘 골라서..'

차동민 선수의 기사를 읽어보면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납득이 갈 것이다.

<올림픽> 태권도 男 80㎏이상급 금메달 차동민
기사입력 2008-08-23 21:53 |최종수정2008-08-23 21:57


문대성이라는 슈퍼스타의 그늘에 가려 항상 2인자로 머물러야 했고, 또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떤 종목이기에 관심도 덜했던 헤비급이었기에 좀 더 서운한 맘이 들었을 법한 그가 결국 금메달을 획득한 그 순간에도 전국민의 방송에 보여지지도 않았다면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어진다. 그냥...팔자려니 좋게 생각해라는 말밖엔.

사실 위의 기사도 야구기사에 가려 어렵게 찾아냈다. 그리고 더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차동민의 금메달 소식은 여자 핸드볼의 동메달 보다 더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감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배드민턴의 얼짱 이용대, 그리고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 만일 그들이 야구결승과 같은 시간대에 경기를 했다면? 그들 역시 차동민과 같은 취급을 받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들은 천만다행히도 최고 인기종목인 야구와 같은 시간대에 겹치지 않았기에 다행히도 온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얼핏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그 이름 차동민. 4년 후를 다시 기대해보겠다. 만일 4년 후에도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그래서 준결승과 결승까지도 출전한다면 그땐 꼭 오늘 기억한 차동민이란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겠다. 2008년 8월 23일의 미안한 마음까지도 같이 담아서.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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