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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화제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방영 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강마에역의 김명민은 자신의 롤모델로 카라얀을 선택해 카라얀의 지휘동작을 보고 많이 연습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시청자 끌어 모으는 ‘괴짜’ 김명민의 마력
기사입력 2008-09-23 18:38 |최종수정2008-09-23 18:42

이 드라마에선 카라얀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성공적으로 첫 공연을 마친 후 강마에의 라이벌인 정명환이 카라얀처럼 자신만의 악단을 가지고 성공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는 대사도 나온다.


글쎄? 이 드라마에서 강마에는 카라얀과 비슷하다기보다 여러 지휘자들의 캐릭터를 조금씩 섞어 놓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카라얀보다는 오히려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조지 셀(George Szell)과 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조지 셀은 미국내에서도 삼류 오케스트라에 불과했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를 자신만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혹독한 연습을 거쳐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끌어올린 인물이었기에 그렇다. 이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규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출신도 불분명한 엉성한 단원들을 데리고 짧은 시간동안이나마 혹독한 연습을 시켜 성공적인 공연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그의 모습은 조지 셀, 또는 단원들의 눈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엄한 모습에선 독재적 카리스마의 교본인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와 비슷하다.

강마에를 연기하는 김명민이 카라얀의 지휘동작을 보고 롤모델로 삼았다는 것은 꽤 현명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음악을 들려주는 공연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휘자의 모습에서 카라얀만큼 시각적인 효과를 제대로 잘 살려내는 지휘자는 유일무이했기 때문이다. 굳이 한 명을 더 꼽아야 한다면 쇼맨쉽의 대명사인 레오폴드 스토코비스키 정도? 하지만 그 역시 카라얀의 명성, 쇼맨쉽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럼 김명민이 따라하고 싶어하는 카라얀외에 다른 전설적인 지휘자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그들의 모습을 비교분석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1.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지휘자로 손꼽히는 토스카니니. 그의 지휘동작은 대단히 규칙적이고 절도있다. 그가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교통경찰이라는 별명도 붙여졌다. 토스카니니는 단원들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폭군이었고 카리스마의 화신이었다. 무솔리니의 파시즘에 반발하여 미국에 망명한 그를 위해 미국에선 NBC 오케스트라를 급조해서 만들어주었고 그는 인생의 말년을 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지내며 생의 마지막을 불태웠다. 그의 나이 무려 87세까지. 그리고 3년 후 90세의 나이로 빛나는 생을 마치게 되었다.

지휘하고 있는 곡은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의 서곡이다. 참고로 토스카니니가 87세의 나이에 은퇴무대에서 마지막으로 공연한 곡이 바로 탄호이저였다. 그는 이 공연 도중 잠깐 의식장애를 일으켜 멍한 상태로 지휘를 할 수 없었고 이 무대를 끝으로 청중들에게 슬픈 고별을 하게 된다.

2. 빌헬름 푸르트벵글러(Wilhelm Furtwangler)

 

토스카니니와 더불어 20세기를 빛낸 또 하나의 가장 위대한 지휘자로 칭송받는 독일의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음악은 음표에 적혀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물과 같고 살아 숨쉬는 생명과도 같다는 주정주의의 대표인물.
푸르트벵글러의 지휘동작은 가장 독특하고 괴상하기로 유명하다. 마치 신들린 무당처럼, 발작은 일으키는 것처럼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지휘한다.
도대체 저와같은 부자연스런 동작에 맞춰 언제 연주를 시작하냐고 묻자 빈 필의 팀파니 주자였던 한스 게르트너는 이와 같은 명답을 남겼다.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느낄 때 연주를 시작한다."
 
위의 동영상은 1942년 4월 19일 히틀러의 생일 전야제에 연주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피날레 부분이다. 무솔리니에 항거했던 토스카니니와 달리 푸르트벵글러는 고뇌와 번민을 함께 하면서 나치에 협력하였고 이에 그의 위대했던 예술인생에서 크나큰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정말 무시무시하고 공포스런 공연이란 어떤 것인지 위의 동영상에서 짤막하게나마 보여준다.

3.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김명민이 카라얀이 아닌 레너드 번스타인을 롤모델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꽤나 웃겼거나 아니면 촬영도중 다쳐서 병원에 실려갔을지도 모르겠다. 번스타인은 그만큼 지휘할 때 폴짝폴짝 뛰면서 풍부하게 감정표현을 했고 생난리를 쳤던 지휘자였다.

위의 동영상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의 4악장을 지휘하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모습이다. 동서독이 통일되던 날의 그 유명한 공연이다.

번스타인은 지휘자로서의 경력 외에도 참으로 재주가 많은 사람이었다. 유대주의자였고 저술활동도 많이 했다. 좌익운동가였고 작곡에도 재능이 많아 유명한 뮤지컬 'westside story'의 작곡을 맡기도 했다.

4. 프리츠 라이너(Fritz Reiner)



헝가리 출신의 대표적인 명지휘자 프리츠 라이너.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전설. 그 역시 토스카니니 못지 않은 불덩어리같은 성격과 카리스마로 유명했다. 대단히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음악을 만들었던 명인.

라이너의 지휘동작은 재미없기로 유명하다. 조금씩 손만 까딱까딱할 뿐이다. 심장이 좋지 않아 무리한 동작으로 지휘를 할 수 없었기에 그렇다.

위의 동영상은 베토벤 교향곡 7번의 1악장을 지휘하고 있는 라이너의 모습이다.

5. 조지 셀(George Szell)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전설을 만든 조지 셀. 토스카니니, 발터 등의 지휘자가 최고의 단원들로 급조된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맡았던 것에 비해 셀은 미국에서도 삼류 오케스트라에 불과했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를 맡아 세계 일류의 오케스트라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그들만의 사운드를 만들었다. 이 점에서 그의 능력이 한층 더 빛나게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셀 또한 토스카니니, 클렘페러, 라이너, 므라빈스키 등의 지휘자에 절대 뒤지지 않는 불같은 카리스마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혹독한 훈련으로 지휘자들을 단련, 또 단련했다.

위의 동영상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지휘하고 있는 셀의 모습이다. 셀의 음악 역시 대단히 강렬하면서도 간결하고 치밀하다. 그리고 지휘동작에서 또한 그의 치밀한 모습이 잘 드러나있다.

6.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Carlo Maria Giulini)



정명훈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대단히 좋은 인품과 실력을 겸비한 신사 중의 신사. 그는 아내가 암선고를 받자 미국에서 잘나가던 지휘자 생활을 그만두고 이탈리아로 한걸음에 달려가 아내의 병간호를 맡았던 로맨티스트였다. 평생동안 아내가 자신을 위해 헌신했으므로 이젠 자신의 아내를 돌봐야 한다면서.

줄리니의 지휘동작 또한 상당히 경직되고 재미가 없다. 폭발하는 감정을 실어서 지휘하지만 상당히 뻣뻣하다.

위의 동영상은 베토벤 교향곡 5번의 1악장을 지휘하는 줄리니의 모습이다. 줄리니는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들의 곡보다 베토벤, 브람스, 브루크너같은 독일어권 작곡가들의 곡을 더 많이 지휘했다. 이는 줄리니가 음악적으로 발터, 푸르트벵글러, 슈트라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렇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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