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24)
김소연 (59)
Classic Music Story (19)
Artist Story (46)
세상을 보는 눈 (122)
MLB Story (26)
KBO Story (13)
Fun Video (9)
Drama 보기 (9)
좋은 정보 (6)
In my mind (3)
그 시절의 pop story (9)

최근에 올라온 글

Total
Today
Yesterday
05-18 19:30
감사해요 사랑해요 잘했어요 함께해요

달력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저희 나라'라는 표현때문에 한동안 호되게 욕먹었던 당사자인 권상우. 그를 다시금 욕지거리의 파도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대형사고가 터졌다.

권상우 "한국이 싫었다" 폭탄 발언...'직설화법 또 구설'
2009년 03월 08일 (일) 19:49   이데일리

인터뷰 내용은 그렇지 않았지만 선정적인 타이틀때문에 권상우가 억울하게 피해를 입었다는 옹호론적인 입장도 있고 한국이 싫으면 그냥 나가 살아라는 욕도 많다. 인터뷰 전문을 읽어보니 권상우가 어릴 적부터 한국이 싫었다는 말은 분명히 했다. 이 부분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문제는 그토록 뜨거운 애국심을 토해내며 권상우를 비방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큰 만족을 하고 있느냐 아닐까? 과연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이란 나라에 살고 있는 그 사실에 대해서 그토록 만족을 느끼고 있긴 한 건가?

인터뷰전문



권상우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외롭게 성장했다. 여러 인터뷰에서도 나왔듯이 어린 시절 홀어머니가 갖은 고생을 해가면서 그를 키웠다. 그렇게 어린 시절에 가난, 고독과 싸우며 처절하게 성장했던 그가 주변환경에 큰 만족을 느끼며 살아왔다면 오히려 그게 거짓말일 것이다. 그리고 2007년 7월 25일에 나온 기사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한국인 국가만족도 최하위…중국은 급등
기사입력 2007-07-25 18:51

이처럼 한국에 사는 사람들 상당수는 한국이란 나라에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다. 내 나이 또래의 한국 남자들이 겪어야 했던 삶의 족적을 한 번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때부터 바리바리 가방 싸들고 다니면서 학원 다니지. 초등학교때부터 무슨 과외 무슨 과외하지.
중고딩때 한 반에 60명씩 대가리 터지는 좁은 공간에서 살아야지. 우리 땐 선풍기도 반에 딸랑 두개였다. 요즘 티비보면 애들 한 반에 30명도 안되는 거 같던데 많이 좋아진거다.

남을 밟지 않으면 내가 밟힌다. 학급에 필요없는 쓰레기들은 도태된다. 먹지 않으면 먹힌다. 나 중고딩때 맨날 선생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는 그저 이 사회는 정글의 법칙이란, 약육강식의 세계만이 존재한다는 것 뿐이었다. 거기에다 하나 더. 대학만 가면...!!! 이 한 마디는 우릴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히로뽕 같은 것이었다.

대학만 가면...니 미 럴. 가보니까 ㅈ ㅗ ㅈ 도 아니었다. 중고딩때 남을 밟아야 살아남는다는 진리를 터득하고 대학와보니까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걸 가르치더군. 그래서 무슨 엠티도 가고 맨날 술퍼먹고 다니고 맨날 잔디밭에 꿱꿱 거리고 허구한날 혼수상태로 자취방에서 뻗어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어떻게 들어와서 자빠져 잤는지 기억도 안나는 날이 대부분. 학점관리는 안하는게 당연하게 느껴지고 혼자 공부하면 의리없는 새끼라고 낙인찍히고. 어쩌란 말인가? 남을 밟아야 올라간다는 진리를 배웠던 우리에게 대학은 또 다른 가치관을 강요했다.

그러다가 군대간다. 아~ 씨바. 전거성이란 분의 그 한 마디. 그 주옥같은 말 한 마디가 비수처럼 꽂혀 들어오는데...아 그분의 뒷모습엔 후광이 비치는 듯 했다.
군대갔다오면 박터지게 취업준비해야지. 영어에 상식에. 도서관 앉아서 수업도 안들어간다. 수업이 문제야 취업이 우선이지. 졸업도 미룬다. 졸업해봐야 뾰족한 수도 안보인다. 잠깐이나마 더불어 사는 세상이 있을 것이란 꿈은 그저 꿈에 불과했음을 절실히 느낀다. 역시 세상은 약육강식의 세계였어.

취업한다. 맨날 술마시고 다닌다. 내 아는 놈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세가지 밖에 없는 놈이었다. 공부-가족-성경. 학교-집-교회. 이놈이 모기업 인사과에 들어간 뒤 일년만에 룸싸롱가서 노는 거 보고 기겁했다. 빤스만 입고 넥타이 대가리에 두르고 옆에 두 년 끼고 탬버린 치며 오만방정을 떠는데 세상에 세상에 그런 난봉꾼이 없더라.
결혼도 해야지. 친척들은 명절때마다 언제 장가갈거냐고 늘 닥달이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 걱정을 가장한 염장이란 진리를 절절히 느끼게 된다.

여기까지가 내가 느껴야 했던 한국사회의 모습이었다. 너무 시니컬하고 너무 부정적으로만 본 건가?

권상우가 공인이기에 신중한 발언을 했어야 한다는 점. 글쎄? 난 권상우를 공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자기가 갖고 있는 재주를 가지고 돈도 많이 벌고 유명세를 탄 유명인일 뿐이다. 공인(公人)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지표가 되는 삶을 사는 사람이겠지만 난 권상우의 삶에서 내 삶의 모델링이 되는 부분은 보지 못했다. 그와 나는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까.

그래. 넌 외국에 비싼 집도 사놨으니까 전쟁 나면 도망가서 잘 살아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한국을 빨랑 떠나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난리가 터지면, 아니 터지기도 전에 짐싸서 한국을 빠져나갈 사람들은 따로 있다. 지난 과거의 역사에서도 보여주지 않았었나? 서울을 사수하라고 녹음기로 틀어놓고 열차로 대구까지 피신했다가 대전으로 빠꾸했던 대통령도 있지 않았나?

권상우가 유명인이니까 그에게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연예인이 무슨 말 한마디만 하면 비난만 하려는 것보다 우선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것이 우선 아닐까? 사실 연예인들은 좀 널럴하게 봐줄 필요가 있다는 진중권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진중권, "신해철 널널하게 봐줘야…"
기사입력 2009-03-02 18:01 |최종수정2009-03-02 18:32

Posted by snipe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