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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스타인은 20세기를 살았던 피아니스트 중 가장 레퍼토리가 다양한 피아니스트 중의 한 명이었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부터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곡도 연주하였고 라벨, 드 뷔시,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와 같은 현대 작곡가의 곡들 역시 섭렵하였다. 

다른 어떤 작곡가의 곡보다도 그를 대표하는 레퍼토리는 두말할 나위 없이 쇼팽이다. 20세기와 21세기 현재까지의 쇼팽의 명인들을 살펴보면 20세기 전반기의 알프레드 코르토, 디누 리파티, 그리고 루빈스타인을 들 수 있고 중반기엔 상송 프랑소와, 그리고 중후반기엔 쇼팽 콩쿨 출신인 폴리니, 아쉬케나지, 아르헤리치,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스타닌슬라프 부닌 정도를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인지도나 음반의 레코딩 수, 음악적 해석까지 모든 요소를 종합하여 생각할 때 가장 뛰어난 쇼팽의 해석자로 꼽히는 인물이라면 단연 루빈스타인이다. 20세기 중반기까지만 해도 쇼팽의 음반=루빈스타인이라는 항등식이 성립하였으니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쇼팽의 곡이라면 그 어떤 음반을 골라도-음질이 조악하다는 점을 감안하고-루빈스타인의 것이 정답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한때 이 쇼팽 피아노곡은 이거 하나로 천하통일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루빈스타인이 남긴 음악들이 단순히 쇼팽의 피아노 곡들만은 결코 아니다. 슈만, 브람스와 같은 독일 낭만주의 음악가의 곡들 역시 대단히 훌륭한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츠 라이너와 협연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음반을 들어보면 프리츠 라이너라는 액면가로 어울리지 않는 지휘자와 만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도 아닌 1번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곡을 과연 루빈스타인이 얼마나 제대로 소화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역시 거장다운 거장답게 대단히 훌륭한 해석을 들려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도 녹음했다. 미트로풀리스와 협연한 이 음반은 루빈스타인의 피아노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강하게 줄 수 밖에 없지만 호로비츠, 리히터, 길렐스와 같은 살인적인 기교를 자랑하는 러시아 피아니스트들의 해석과는 또 다른 별미를 느낄 수 있다. 
 
실내악에서도 루빈스타인은 일가견이 있었다. 바이올린 소나타로는 같은 폴란드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헨릭 쉐링과의 음반이 유명하고 또한 러시아에서 망명한 두 천재 음악가들인 야사 하이페츠, 그레고리 피아티고르스키와 함께 구성한 일명 ‘100만불 트리오’는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많은 음반을 발매했다. 그러나 이들은 그 이름값만큼의 명연을 들려주지 못했다는 자평과 타평이 있었는데 루빈스타인은 이 부분에 대해 하이페츠의 독선적인 바이올린때문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적이 있었다. 

백만불 트리오. 그들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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