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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느덧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순정에 반하다'. 드라마의 제목처럼 순정에 반하며 지난 두 달 동안 순요일인 금, 토가 즐거웠는데 많이 아쉽다. 이제 또 어떻게, 무엇으로 금, 토의 밤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지. 


행복-좌절-부활


이 드라마는 그 동안 많은 소설, 드라마 등에서 소재로 쓰인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모티브와 유사성이 있다. 바로 행복-좌절-부활-복수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플롯이다. 드라마 사상 최고의 명품 드라마 중 하나로 꼽을 만한 엄태웅 주연의 ‘부활’이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작 몬테 크리스토 백작과는 많이 다른 점은 환생한 주인공이 자신의 몸을 되찾는 것도 아니며 복수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몸에 심장이 이식되었고 그 사람의 인생을 새롭게 살도록 하면서 못 이루었던 안타까운 사랑을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어쨌든 환생을 소재로 한 작품 중에 어지간히 잘못 쓰지 않는 이상 망하는 작품은 없다고 봤을 때 이 드라마의 재미는 플롯만으로도 보장된 것이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2005년에 꽤 재미있게 시청했던 고수 주연의 ‘그린 로즈’라는 드라마가 여러 번 떠올려졌다.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의 환생, 이루지 못했던 사랑을 다시 이루려는 애절함, 그리고 능력은 없지만 자식사랑만큼은 남달랐던 홀어머니의 사랑으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 바로 ‘순정에 반하다’와 상당 부분 겹친다. 


특히 이 부분에서 ‘그린 로즈’가 딱 떠올랐다. ‘순정에 반하다’에서는 준희의 죄를 덮어주려고 준희의 아버지가 준희의 사진을 품에 안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린 로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억울하게 죄수가 된 아들의 석방을 위해 홀어머니는 아들의 대학 졸업사진을 품에 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상을 떠난 다음의 길은 너무도 대조적이다. ‘그린 로즈’에서는 가까스로 탈옥을 한 주인공이 숱한 어려움을 감내하면서도 그는 한 번도 나쁜 마음을 먹지 않고 남을 해치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순정에 반하다’의 준희는 아버지를 잃은 후 더더욱 큰 괴물이 되어 버렸다. 지난 14회에서는 절대 악으로 변신한 준희가 해서는 안될 짓들을 골라하며 분탕질을 쳐댔다. 


한편 떠난 동욱의 심장을 이식 받은 남자가 민호인 것을 알게 된 순정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떠나려 애를 썼고 반대로 순정을 떠나지 못하게 애를 쓰는 민호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결국 민호와 순정의 만남의 장소에서 민호는 준희가 보낸 청부업자에게 테러를 당하고 쓰러지며 14회를 마쳤다. 그리고 이제 단 2회만이 남은 이 드라마의 결말이 어찌 될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과연 민호는 되살아나서 순정과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순정은 그토록 사랑했던 동욱의 분신으로 민호의 마음을 받아줄 수 있을까? 악의 화신이지만 하수의 티가 팍팍 나는 준희는 어떤 식으로 죗값을 치를까?


왜 순정에 반하는가?




먼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순정은 그 이름만큼 마음씨가 매우 순수하고 착한, 그리고 강인한 여자이다.  그리고 그녀의 주위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이 순수한 마음씨, 순정에 반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순정이란 인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사람으로 그리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좋아하는 사람은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이 사람이야말로 인간관계를 정말 잘 맺는 사람인 것이다. 어지간하면 양보해주고 또 경조사에 잘 참석하고 진심으로 사람을 상대하며 일 처리도 나무랄게 없이 잘하는 사람만이 이런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새로 회사의 대표가 된 두 명의 젊은 남자들이 번갈아 가며 순정만을 바라보며 연애를 해도 회사 사람들 누구도 그녀를 미워하지 않는다. 같은 여비서들의 시기와 질투가 생길법한데 누구도 그녀를 시기하지 않는다. 이토록 비현실적으로 좋은 사람이 된 것은 바로 순정이라는 여자가 순수한 마음씨로 살아가는 덕분에 그렇게 된 것이다. 


순정에 반했다. 그 다음은?



그런데 이 순정에 반하게 된 남자들은 불안한 삶을 살아간다. 연인이었던 남자는 친구라고 믿었던 놈에게 살해당했고 살인자는 어릴 적부터 순정에 반해 순정을 소유하고 싶었으나 아예 원수가 되었고 연인이었던 남자의 심장을 이식 받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된 남자는 테러를 당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을 순정으로 대함으로서 자신에게 반한 남자들을 마치 팜므 파탈처럼 이토록 불행하게 만드는 여자의 인생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순정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반하게 만드는 여자가 가지고 있는 이런 위험한, 모순적인 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드라마의 제목처럼 ‘순정’을 가지고 사는 여자가 ‘반하게’하는 것이라면 그 ‘순정’을 더럽히지 않아야 한다. 그 순정은 깨끗하게 지켜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반하게 하여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이 드라마가 민호의 죽음, 순정의 불행 등의 행복하지 못한 결말을 맺을 것이라곤 상상할 수 없다. 


괴물이 된 남자의 운명은?



순정과 동욱의 분신이 된 민호의 관계를 사랑으로 잘 맺어준 다음 문제는 괴물이 된 준희의 처리법이다. 준희는 어떤 식으로든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 드라마가 매우 재미있는 몇 가지 요소 중 하나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준희에게 죽음을 당한 동욱의 원혼이 준희의 앞에 불쑥 나타나 괴롭히고 또 겁에 질려 초췌해가는 준희의 모습 등을 상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런 장면을 아예 생각지도 않는 것 같다. 하나의 주제를 향해 일관되게 쭉 밀고 나가는 저력이 느껴진다. 


준희의 처리법은 한편으로는 간단하게 풀어낼 수 있다. 순정에 반하였으되 순정으로 대하지 않고 탐욕으로 소유하려 했던, 그래서 친한 친구마저도 배신하고 살해한 준희는 그와 똑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 방법은 감옥에 가서 죄를 후회하고 뉘우치는 것도 아니고 자살이 될 수도 없을 것이다. 아마 이 정도의 설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를 몰고 도피행각을 벌이다가 경찰과의 추격전 속에 동욱을 살해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차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는 정도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회만을 남겨 둔 이 재미있는 드라마가 어떻게 끝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분명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직까지 이렇게 재미있게 드라마를 만들었듯이 남은 2회 역시 아주 재미있게 결말을 내줄 것이며 또한 이 드라마에서 열연, 명연을 보였던 세 주인공 김소연, 정경호, 윤현민이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연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마지막 순요일인 내일 22일과 23일이 너무 기다려진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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