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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무지’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기존 작품에서 비춰진 모습과 너무 달라 개성이 크게 반감된 피해자들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오리지널 캐릭터에 비해 반감된 매력과 개성때문에 피해를 보게 된 등장인물을 살펴본다. 

 

1. 튜브. 거세된 매력. 하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는 감동의 성장극

 


1)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내 마음은 무지’에서 오리지널 캐릭터와 비교하여 변화된 극중 인물들 중 최대 수혜자를 꼽는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인공인 무지, 그리고 네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피치는 수혜자라기보다는 오히려 피해자에 가깝고 프로도는 무지, 네오만큼은 아니더라도 주인공으로 등장하였으니 분명 수혜자임은 분명하다. 그에 반해 이 작품에서 오리지널 캐릭터와 비교해 가장 큰 피해를 본 등장인물이 있다면 단연 튜브를 꼽을 수 있다. 

 

일단 외모부터 오리지널 캐릭터와는 전혀 딴판으로 바뀌어 버렸다. 카카오프렌즈 제작진에서 설명하길 튜브라는 이름의 어원은 입모양이 튜브처럼 생겼기 때문이라는데 이 작품에서 바뀐 입모양부터 별로 튜브처럼 생기진 않았다.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캐릭터에서부터 워낙 착하고 남들 하기 싫은 궂은 일은 도맡아 하는 좋은 아이지만 한편으로 얼굴에서 총명한 기운이 보였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저 겁먹고 소심하기 이를데 없는 못난 오리새끼로 바뀌어 버렸다. 

체형, 표정 등등 오리지널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그렸기에 차이점을 더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머리 위에 나 있는 새싹이다.

 

 

새싹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재미있는 점은 이 새싹의 정체가 튜브의 기분 상태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바뀐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전 글에서 소개한 프로도의 시금치 파이 파티 때 시금치 파이를 맛있게 먹는 튜브의 머리 위론 새싹이 아닌 하얀 꽃이 피어 있다. 
이 작품에서 표현된 튜브의 모습에서 결정적이고 아쉬운 차이점은 따로 있다. 바로 튜브의 최대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미친 초록색 오리의 모습이 싸그리 사라져 버린 것이다. 튜브의 진짜 매력은 평소엔 그저 착하고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마음씨 좋은 하얀 오리였다가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화가 나면(가장 흔한 사례는 어피치가 오리발 한쪽을 들고 해맑게 웃으며 도망칠 때) 초록색 미친 오리로 돌변하여 입에서 불을 뿜고 날뛰는 모습이다. 

 

평소엔 착하고 맹한 오리의 표정으로 살아가지만 속마음만큼은 이처럼 오리발이 벗겨질 정도의 분노를 삭히는 모습이야말로 세파에 부딪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모습 아닐까? 

 

튜브의 바로 이 모습이야말로 실제 인간사에서 사람끼리 겪는 수많은 분노의 순간들을 그저 꾹 참을 수밖에 없지만 한번쯤은 초록색 오리로 돌변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기가 막히게 짚었으며 그 모습을 묘사한 튜브라는 캐릭터야말로 카카오프렌즈 제작진에서 발표한 수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 세상 대다수의 사람들의 속마음은 어피치처럼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고 싶고 솔직하게 마음을 맘껏 표현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한계속에서 마음속으로 삭히며 하얀 오리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언젠가는 미친 초록색 오리로 돌변하여 제대로 화를 내고 싶은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고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튜브라는 캐릭터를 통해 고스란히 투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이 작품의 튜브는 심하게 표현하면 거세된 매력의 슬프고 아쉬운 등장인물이라고 표현하고 싶었다. 

 

2) 성격과 역할

 


튜브의 성격은 극소심이라는 한 마디로 표현된다. 그에 더해 겁도 아주 많다. 튜브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첫번째 회차는 3화 ‘그림자는 무서워!’이다. 그림자 괴물을 무서워하는 이 겁많고 연약한 어린 오리는 결국 잠자리에 들자마자 그림자 괴물에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래비 인형마저 빼앗기고 만다. 

 

사실 이 모든 사건들은 튜브의 마음속에서 일어났을 뿐이다. 튜브의 마음속 공포가 존재하지도 않는 그림자 괴물이라는 마음속의 괴물을 만들었고 뺏기지도 않은 래비 인형마저 뺏기는 참사를 당하게 한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튜브가 잠든 공간이 튜브가 혼자 자는 독방도 아니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는 야외 텐트였다는 점이다. 얼마나 겁이 많으면…

 


심지어 이 어리고 소심한 오리는 친구들과 함께 가는 소풍길에 방귀가 마려워도 이걸 참느라 끙끙대는 사서 고생을 하고 있다. 이 모습을 본 친구들의 대장인 무지가 커다란 관악기 속에 들어가 맘껏 방귀를 뀌고 오라고 권유하자 그제서야 시원하게 뿡뿡거리며 마음 속에서 방귀라는 커다란 짐을 덜어낼 수 있었다. 


튜브가 등장하는 영상을 아주 유심히 보면 찾을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 있다. 바로 3회인 그림자 괴물의 공포에 떠는 튜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인데 스스로를 둘러싼 껍질을 깨고 부화하여 당당히 두 발로 걷고 날개짓을 하며 창공을 날아다니는 오리가 될 것인 것 아니면 그저 깨진 알로 남을 것인지를 교차하며 보여준다. 

 

알은 세계이며 태어나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튜브는 알을 깨고 나와 누구보다 환하게 친구들 앞에 다시 태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친구들은 튜브의 모습에 환호하며 보답해준다. 

 

튜브는 함께 어울리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극도로 소심하고 미숙하기까지 한 아이이다. 어쩌면 이 아이는 알과 오리의 사이에서 제대로 부화했는지조차 의심이 될 정도인 것이다. 그리고 이토록 겁많고 소심하기만 한 튜브가 큰 용기를 내어 한 뼘 이상 성장하게 되는 모습은 크나큰 감동이 아닐 수 없다.

 

 

17화에서 바로 이런 성장극이 보여지는데 친구들끼리 모여 각자의 그림 도구로 각자의 소원을 그리는 시간을 갖게 된다. 조감도식으로 위에서 본 그림실력으로는 튜브가 단연 가장 앞선다. 다른 친구들은 이제 겨우 밑그림 정도 완성했거나 채색을 하던 중이었던 것에 반해 튜브의 수채화 물감 그림은 색감과 구도도 좋고 전하고자 하는 뜻도 정확하게 이해가 되도록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림 속에서는 평소의 모습과는 상상할 수도 없는 튜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무대 위에 올라가 마이크 앞에 서서 친구들에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자 이를 들은 친구들이 모두 환호성을 내지른다는, 그야말로 튜브의 꿈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그림 속 이야기였다. 

 

튜브의 그림을 가장 먼저 본 어피치가 감탄하였고 이어 다른 친구들 역시 연달아 감탄하며 소원이 뭐냐고 캐묻듯이 묻자 튜브는 몹시 당황한 채 땀을 뻘뻘 흘리며 뒤로 물러난다. 이에 친구들이 더 당황하여 왜 그러냐고 묻자 튜브는 친구들의 시선을 견딜 수 없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도 떨리고 목소리도 안 나온다고 울먹거리며 답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리는 심정을 칙칙폭폭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으로 묘사하다니. 새삼 카카오프렌즈 제작진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거듭할 뿐이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친구들 앞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튜브는 큰 용기를 내어 무대 위에 올라 마이크 앞에 자리를 잡고 선다. 그리고 이어서 결연한 표정과 함께 튜브의 용기를 낸 고백이 시작된다. 

 

“난 말하는 게 부끄러워~ 하지만 너희들에게 내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

 

잠시 숨을 들이 쉬었다가 다시 큰 용기를 내어 내뿜는 튜브의 마지막 한 마디는?

 

“사랑해 친구들아~!”

튜브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자마자 모든 친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이어서 튜브의 머리 위엔 떡잎 두장의 새싹이 아닌 하얀 꽃이 만개하였고 튜브가 활짝 웃는 모습이 비춰지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17화에서는 이처럼 튜브의 그림 속에서 가능한 꿈이 현실이 되는 감동의 순간이 실제로 다가왔다. 이처럼 마음 속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누구든 큰 용기를 내야 하고 그 용기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별 것 아닌 하찮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온몸에서 땀을 비오듯 흘리며 겨우겨우 짜낸 어려운 행동일 수도 있다는 교훈을 함께 주고 있다. ‘내 마음은 무지’의 주 소비층이 아동이고 적어도 아동용 만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일관된 주제 중 하나가 다름 아닌 주인공의 성장극이라고 한다면 이 17회야말로 26부작으로 구성된 이 작품 전체 중 최고의 회차였다고 평하고 싶을 정도이다. 


17화의 짧지만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며 옛날 학창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다니던 학교의 같은 학급에 정확히 튜브 같은 성격의 아이가 하나 있었다. 자폐증이 의심될 정도로 어느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친구가 없는 건 당연했다. 호기심과 동정심으로 그 아이에게 말을 걸면 울먹이며 무서워하고 그래도 계속 말을 걸면 심지어 짜증까지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그 아이의 숨겨진 진가를 발견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미술시간이었다. 조각 칼과 빨래비누로 조각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른 아이들이 다들 거기에서 거기의 실력으로 별볼일 없는 딱 그 수준의 졸작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것에 비해 그 아이는 기막힌 솜씨로 빨래 비누 불상을 제작하고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걸 본 아이들이 모두 놀라 감탄을 금치 못했고 그 모습에 이 아이는 다시 긴장하고 울먹거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 아이의 작품을 본 미술교사가 감탄하여 이 아이의 부모를 설득하여 미술부원으로 받고 결국 타고난 적성과 노력 끝에 미술학교로 진학했던 것으로 기억나는 아이가 하나 있다. 이처럼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 심지어 극소심의 튜브 또한 우리의 인생사에서 어렵지 않게 경험한 그 누군가일 수 있는 것이다. 


2. 하타타지와 제이지

 


1)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제이지는 튜브와 더불어 ‘내 마음은 무지’를 통해 거듭한 또 하나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제이지의 오리지널 캐릭터는 토끼의 간을 찾기 위해 지상으로 파견된 고도의 훈련을 받은 비밀요원이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속의 캐릭터이다. 그동안 카카오프렌즈에서 공개한 그 어떤 영상에서도 이 제이지라는 특수요원 두더지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행동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비밀요원이라는 신분답게 검은 양복차림에 안경을 쓴 것, 그리고 힙합을 좋아하는 것 외엔 제대로 된 개성을 드러낸 적이 없는 인물이 바로 제이지였다. 그리고 ‘내 마음은 무지’에서는 이 몰개성의 캐릭터를 더욱 재미없게 만들고 말았으니 혼자 나와도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제이지를 누나인 하타타지와 함께 등장시켜 그렇지 않아도 무미건조한 이 캐릭터를 더 재미없게 만들고 말았다. 즉,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공통점을 찾자면 여전히 재미없는 인물이라는 점이고 차이점을 찾자면 그나마 개성 있는 모습을 드러낸 선글라스와 검은 양복마저도 벗어 던져서 더욱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카카오프렌즈에서 제이지라는 캐릭터를 만든 후 팬들의 큰 반향이 없자 그냥 구색 맞추기용으로 함께 등장시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 성격과 역할

 

 


이들 남매의 성격이라면 재미있게 물감놀이를 한 다음 씻는 걸 싫어할 정도로 게으르고 친구들 앞에서 박자에 맞춰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이지는 자기 전 화장실에 가라는 누나 하타타지의 충고를 무시하더니 기어이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버렸고 친구들에게 들킬까 전정긍긍할 정도로 소심한 면도 있고 처음 본 길냥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정을 붙일 만큼 동물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는 점 정도이다. 이 두 남매가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특별하게 큰 흥미를 유발하는 행동은 해본 적이 없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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