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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은 이만수와 함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이들이 최고로 꼽히는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각종 수치, 지표를 모두 차치하고서라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둘 밖에 없는 포수 MVP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토록 나오기 어렵다는 포수 MVP를 1983년에 이만수가 먼저 받고 그 뒤를 이어 17년 후인 2000년에 박경완이 받게 된 것이다.


박경완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하여 현대 유니콘스, 그리고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세 구단에서 맹활약하였다. 그가 가는 팀마다 마운드는 안정되고 전력이 상승했으며 결국 팀은 한 시대를 지배하는 왕조로 발돋움 하였고 그 중심에 바로 안방마님이자 포도대장인 박경완이 있었다. 


프로야구 최고 포수의 계보는 초창기인 1980년대 이만수부터 시작하여 1990년에 LG 트윈스에 입단하여 신인왕을 받으며 등장한 김동수의 시대로 이어진다. 그리고 1994년부터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주전 포수를 차지한 후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던 박경완은 드디어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해에 김동수를 제치고 포수 골든 글러브를 차지하며 그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1998년에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00년에는 팀 역사상 유일한 시즌 MVP까지 수상하며 현대 유니콘스 왕조 시절을 이끄는 최고의 포수로 등극하였다. 이후 2007년에는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의 은사였던 김성근 감독의 통산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SK 와이번스의 첫 우승을 이끌며 다시 한 번 왕조의 안방마님임을 각인시켜 주었다.


스포츠 조선에서 쓴 ‘한국야구 100년 4대천왕 최고포수는?’이라는 기사에서는 이만수, 장채근, 박경완, 그리고 홍성흔을 포수 4대 천왕으로 꼽았다. 이 중 이만수는 타자로서의 능력과 도루저지율에서 앞서지만 다른 세 명의 포수에 비해 수비면에서 처진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수비와 프레이밍 등의 포수로서는 박경완이 단연 앞섰으며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역대 최고의 안방마님은 박경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그의 현역시절엔 오로지 그의 사인만 보고 편하게 던지면 됐다는 투수들의 인터뷰가 습관적으로 스포츠 기사의 일부를 장식하였다.


[집중분석] 심판도 속는다! 최고의 '미트질' 포수는 누구?


포수 박경완의 뒤엔 코치 조범현의 애정과 집념이 빚어낸 맹훈련이 있었다. 박경완은 조범현 코치의 지옥훈련을 모두 이겨냈고 결국 한국 최고의 포수로 우뚝 섰다. 2003년 조범현 코치가 SK 감독으로 부임하자 박경완 또한 옛 스승을 따라 SK에 입단하였다.


'사제' 조범현-박경완, 지도자 선후배로 만나다


이처럼 역대 최고의 포수로 서슴없이 꼽히는 박경완은 너무도 당연하게도 SK 와이번스 역사상 최초의 영구결번 대상자가 되었다. 그만큼 SK 와이번스 구단과 팬들이 그에게 보내는 존경심의 깊이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몸담았던 쌍방울 레이더스와 현대 유니콘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바람에 이룰 수 없는 소망이긴 해도 박경완은 소속되었던 3개 구단 모두에서 영구결번, 혹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어야 한다. 나는 박경완이 쌍방울 레이더스의 유니폼을 입고 포수석에 앉아 김원형, 조규제, 성영재, 김현욱이 던지는 힘찬 강속구와 현란한 변화구를 미트로 받는 모습, 타석에 들어서면 힘찬 타격으로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보며 목청이 터져라 응원했던 팬의 한 사람으로서 쌍방울 레이더스를 비롯하여 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에서 박경완을 포함한 5인의 영구결번, 혹은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 대상자를 나의 기준으로 선정해 보았다.


먼저 그를 야구선수로, 포수로서 완성을 시켜준 그의 고향 구단이자 야구인생의 첫 출발점인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박경완을 제외한 나머지 영구결번 대상자 4명은 다음과 같다.


쌍방울 레이더스


7. 최태원. 쌍방울 레이더스의 철인. 동시대를 함께 한 7번의 타자로는 해태 타이거즈의 이종범이 있다. 해태엔 이종범, 쌍방울엔 최태원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장 연속출장 기록의 보유자인 에너자이저. 쌍방울 레이더스 역사상 최초의 최타 안타왕. 내가 기억하는 야구선수 최태원은 야구장 안에서는 물론이고 밖에서도 끊임없이 활력소가 넘쳐 흘렀고 어린이 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인을 해줄 때에도 언제나 짜증을 내지 않고 예의를 잃지 않는 최고의 매너남이었다.


10. 김기태. 쌍방울 레이더스의 정신적 지주. 동시대를 함께 한 10번의 타자로 삼성의 장효조, 양준혁, 그리고 빙그레엔 이정훈이 있다면 쌍방울엔 김기태가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좌타 홈런왕. 그리고 최초로 홈런과 타격 타이틀을 차지한 최초의 좌타자. 참고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홈런과 타격 타이틀을 모두 차지해 본 선수는 최초의 시즌 3관왕인 이만수, 그 다음이 김기태, 이대호, 김태균, 최형우까지 5명에 불과하다. 팀 성적도 좋지 않을뿐더러 8개 구단을 통틀어 최약체 타선이었던 탓에 김기태만 막으면 이긴다고 작정하고 나온 상대팀을 상대로 김기태는 이런 엄청난 성적을 낸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장효조, 양준혁, 그리고 이정훈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좌타자도 이루지 못했던 것을 김기태는 해냈다. 


16. 김원형. 쌍방울 레이더스의 처음이자 마지막 에이스



IMF로 부도난 쌍방울 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려 온갖 선수를 다 팔아 운영자금을 조달했어도 마지막까지 팔지 않았던 쌍방울 레이더스의 마지막 자존심. 역대 최연소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어린 왕자이자 당대 최고의 커브를 자랑한 커브의 마술사. 김원형이 선발투수로 나오는 날, 1루측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그를 흠모했던 수많은 여중고생 팬들이 볼 하나하나를 던질 때마다 ‘꺄악~!’ 소리를 내며 환호성을 냈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18. 조규제. 쌍방울 레이더스의 수호신



쌍방울 레이더스 역사상 첫 타이틀 홀더이자 유일한 신인왕. 조규제는 데뷔했던 1991년에 구원왕을 차지하며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동시대를 함께 한 18번의 투수로는 해태 타이거즈에 선동렬이 있다. 해태에 선동렬이 있다면 쌍방울엔 조규제가 있었다. 실제로 조규제 선수를 운동장에서 만났을 때 너무도 작은 체구 때문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강속구를 운동장에서 직접 보았을 때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박경완이 몸담았던 두 번째, 세 번째 구단인 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의 선수 중 내가 선정한 영구결번, 혹은 구단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어야 하는 선수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현대 유니콘스

1. 전준호. 현대 유니콘스 역사상 최고의 톱타자. 그가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약하던 11시즌 동안 무려 314개의 도루와 615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2,000 안타를 기록하며 성구회에도 가입한 대타자.
10. 이숭용. 현대 유니콘스의 상징적인 인물을 꼽는다면 투수 정민태, 야수 이숭용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비록 타이틀을 차지해 본적은 없지만 가장 꾸준했던 타자는 단연 이숭용이었다.
21. 정민태. 현대 유니콘스의 시작과 끝을 알린 에이스. 현대 유니콘스의 창단과 함께 프로에서 드디어 실력을 발휘했고 현대 유니콘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그의 프로선수 생활도 종지부를 알렸다.
30. 김수경. 현대 유니콘스가 자랑했던 또 하나의 에이스.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 직전의 마지막 선발승을 거둔 투수.

SK 와이번스

14. 최정. SK 와이번스 역사상 최고의 타자. 홈런, 안타, 장타율 등 모든 기록에서 부동의 1위인 타자.
21. 정대현. SK 와이번스의 든든한 여왕벌. 이강철의 뒤를 이은 21세기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 
29. 김광현. SK 와이번스 역사상 최고의 에이스이자 상징. 팀에서 배출한 유일한 MVP.
36. 박정권. SK 와이번스 역사상 최강의 좌타자이자 가을 사나이, 빅게임 히터.

프로야구 선수가 소속팀을 이적하는 경우는 구단의 트레이드 방침에 의한 경우, 본인의 의지에 의한 FA계약에 의한 경우, 그리고 팀에서 방출 이후 선수생활 연장의 의지에 따라 불러주는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 등이 있다. 대다수는 선수 말년에 팀을 찾아 이적하였을 때 이적하지 않은 것만 못한 선택으로 판명된다. 하지만 박경완은 소속되었던 3개 구단 모두의 영구결번 혹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야 할 정도로 선수생활의 처음과 끝이 모두 좋았던 대단히 복 받은 선수시절을 보냈다. 이런 최고의 포수가 선수생활의 마지막으로 맞이했던 한국 시리즈 우승의 순간에 삼진을 잡아낸 후배 투수 김광현이 그에게 보냈던 깍듯한 인사는 비단 김광현 뿐만 아닌 SK 와이번스 선수단 전체가 그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잘 보여준 대표적인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다.



이토록 감동적인 이 한 장의 사진. 여기에 김광현의 말풍선을 붙인다면? 아마도 이렇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이토록 가장 영광스러운 이 순간에 제 공을 받아주셔서, 우승의 순간으로 이끌어 주셔서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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