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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들과 엄마


방영 전부터 잔뜩 기대를 품게 만들었던 새 주말 연속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 첫 방송을 하였다. 첫 방송을 보고 난 나의 느낌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확 잡아 끌만한 요소들을 잘 갖춘 드라마라는 것이다. 먼저 첫 방송에서는 드라마의 제목대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가진 엄마 박선자를 중심으로 세 딸과 그 주변인물의 상호 대비되는 모습을 부각시키며 소개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시작은 이른 아침부터 유치원생인 딸과 신경전을 벌이는 워킹맘인 큰 딸 미선네 가족을 먼저 비춰주었다. 그리고 미선의 딸을 유치원에 보내고 돌보는 역할은 친정 엄마의 몫. 엄마는 아침부터 작은 스쿠터를 타고 신호등도 무시한 채 종횡 무진하여 딸의 집에 출근해야 했고 지각을 걱정하는 딸에게서 왜 이렇게 늦게 오셨냐는 타박부터 들어야 했다. 이처럼 박선자로 대표되는 우리 시대의 엄마는 이른 아침부터 신호등까지 무시하며 떼지 않아도 될 신호위반 딱지도 떼이고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도맡아 가며 듣지 않아도 될 타박까지도 모두 들어 가며 모두 포용해야만 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볼펜을 딸깍거리는 소리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해 버리는 카리스마, 아무런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얼음장같은 표정. 바로 한성그룹에서 유일한 여성부장인 강미리의 모습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그 얼음장같은 얼굴에도 온기가 흐르며 무장해제 되어 버리는 여자가 또한 강미리이다. 한성그룹의 마케팅 부장과 엄마 박선자의 딸. 도저히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여자를 연기하는 이 배우, 바로 김소연이다.


둘째 딸인 미리는 같은 전문직 여성이지만 생활에 치여 버겁게 살아가는 워킹맘 미선과는 매우 다르게 그려졌다. 미리는 굴지의 대기업인 한성그룹의 마케팅 부장으로 얼음장 같은 냉랭함이 감도는, 도무지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부하직원들을 사정없이 다그친다. 하지만 엄마와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땐 도저히 동일인물이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장해제 되어버리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딸이자 동생이며 이모로 변신한다.


드라마에서 재미를 이끌어 내는 극적인 요소로 부각시킨 점은 중심 축이 되는 인물들과 상호 대비를 이루는 인물들의 모습이다. 막내 딸 미혜는 엄청나게 똑똑한 둘째 언니 미리와 역시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큰 언니 미선과 달리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엄마에게서 온갖 핀잔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재미를 이끌어 낸다. 한때 전도유망한 작가였으나 더 이상 책을 출판하지 못한 채 그저 작가 지망생으로만 살아가는 미혜는 소개팅에 나가기 싫은 언니 미리의 대타로 남자를 만난 자리에서 꾸역꾸역 스테이크나 맛있게 먹어대는 해맑은 모습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천덕꾸러기 미혜에겐 두 언니에게 애틋함과 사랑만을 주는 엄마도 온갖 잔소리와 꾸중을 들어야만 하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아침부터 출근전쟁을 치르는 미선의 옆엔 도와주진 못할 망정 쏘세지(!) 반찬이 없다고 투정을 부리고 무슨 옷을 입어야 하냐며 짜증을 내는 진상 남편이 있었다. 게다가 모전자전이라고 그런 아들을 키워낸 엄마, 즉 미선의 시어머니는 더더욱 진상이었다. 엄연히 사돈이자 미선의 친정 엄마를 마치 집에서 고용하는 파출부 부려먹듯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분노 게이지가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이들이 아옹다옹 살아가면서 풀어내는 사랑과 미움,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극적 갈등과 해소를 상상하면 꽤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별난 딸 강미리의 유별난 첫 등장



내가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인 김소연이 등장하는 장면 역시 첫 회의 첫 장면으로 이목을 잡아 끄는데 충분했다. 그에 앞서 2010년 이후 김소연이 주연을 맡은 많은 드라마에서 김소연이 처음 등장할 땐 참으로 유별나게 시작을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녀가 2010년에 이후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중 매우 비범했던 첫 등장을 보였던 작품을 타임라인 순으로 살펴본다. 먼저 2010년 작인 ‘검사 프린세스’부터 살펴본다.



검사 프린세스에서 주인공 마혜리의 첫 등장이다. 엄숙하고 경건하며 가슴 벅찬 신임 검사 임관식 날. 검사 마혜리는 망사 스타킹에 초호화 구두를 신고 등장, 마혜리라는 인물의 정체성을 한 컷으로 규정해 준다. 그리고 스키장에 가서 700만원짜리 구두의 경매에 참가하기 위해 검사 워크샵을 땡땡이치는 있을 수 없는, 기상천외한 짓거리를 저지른다. 허허허~!


부임지에 첫 출근한 날의 장면은 더욱 가관이었다. 외상값을 받으러 온 술집 여자가 아니고서야 상상할 수도 없는 복장으로 첫 출근하여 선배 검사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장검사를 비롯한 선배들은 그저 얼이 나간 표정을 지을 뿐이다.



하지만 초임검사 마혜리는 선배들의 표정에서 아무 것도 읽어내짐 못한다. 왜 나를 이런 표정으로 바라볼까? 하며 의아한, 매우 해맑은 표정을 짓는다.



'검사 프린세스'가 끝난 후 그 해 가을에 방영한 드라마 '닥터 챔프'의 첫 장면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한 젊은 의사 김연우의 첫 등장은 다음과 같았다.




응급실의 문이 열리자 의사 김연우가 수술장갑을 손에 끼며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다리가 부러져 실려온 응급환자의 다리 뼈를 과감하게 맞추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2015년에 방영한 드라마 '순정에 반하다'에서 김순정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더욱 비범해졌다. 평상복 차림의 젊은 여성이 거리를 질주하는 장면을 보여줬어도 충분히 비범했겠지만 김소연의 연기는 한 발 더 나아간다.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로 변신하여 백주대로를 정신없이 뛰어 다니며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데 확실히 성공한다.


무척 닮은 두 여인. 에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실사로 구현한다면 캐스팅 0순위의 배우는 두말 할 것도 없이 바로 김소연이다. 




여기까지만 했어도 충분히 비범하고 충격적이었지만 김소연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2018년에 방영된 '시크릿 마더'에서는 충격적인 첫 장면이라는 표현에 정점, 종지부를 찍어 버린다. 바로 호텔 수영장에 추락하여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쯤되면 드라마 작가와 연출감독이 김소연의 첫 등장 장면에 충격요법을 주는 것에 큰 재미를 붙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김소연은 이 장면을 촬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역시 프로답게 기막힌 명장면을 뽑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첫회 방송에서 강미리가 남자 주인공인 한태주와 만나는 첫 장면 역시 못지 않게 비범했다. 엄마의 세 딸 중에서 가장 비범하게 똑똑하고 성공한 직업 여성이라 첫 등장 역시 비범하게 설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커피를 마시며 걸어가는 한 키 큰 남자와 부딪혀 입고 있는 브라우스를 모두 망쳐 버린 미리. 결국 난생 처음 보는 남자와 입고 있는 옷을 바꿔 입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건물 안에서 걷다가 난생 처음 보는 남자와 충돌하여 옷을 버리는 것도, 그리고 그 남자에게 옷을 벗으라고 명령하여 옷을 바꿔 입는 것도 비현실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극 중 강미리는 사내 유일한 여성부장이며 하필 그 때가 촌각을 다투며 중국측의 VIP를 만나러 가는 중이었다. 나는 김소연의 연기에서 그만큼 철저한 성격과 행동을 가진 여자라면, 그만큼 물불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일을 100% 완수해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라면 처음 보는 남자에게 옷을 벗으라는 행동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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