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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7080세대의 복고풍 감성을 자극하며 잔잔한 인기몰이를 했던 배철수의 ‘7080 콘서트’가 막을 내린 후 1년이 가까워진 요즈음에 또 하나의 복고를 그리워하는 세대를 위한 컨텐츠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에 큰 인기를 몰았던 국내 가수들과 그들이 불렀던 노래와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는 ‘SBS 인기가요’를 SBS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기가요 방영중, 누리꾼은 19년 전 과거로… ‘탑골가요’ ‘온라인 탑골공원’

 

이른바 ‘탑골가요’ 혹은 ‘온라인 탑골공원’이라 불리는 모양인데 나 역시 사이트에 접속해서 잠시나마 그 옛날을 회고하며 즐겁게 감상하였다. 그 당시엔 많은 팬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았던 스타들 중 이젠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인물도 있었고 그런대로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연명하는 인물도 있었다. 또 한편으로 나 역시 어느새 이렇게도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들자 어느새 이렇게도 빨리 지나가는 세월이 무섭다는 생각 또한 함께 들기도 했다. 다른 이름도 아닌 탑골공원이라는 장소의 상징적 의미가 다름아닌 노인들의 소일을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탑골가요를 장식하는 수많은 스타들 중 그 누구보다 나의 관심을 잡아 끄는 인물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이 프로그램의 MC를 보았던 김소연이었다. 당시 19살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매우 침착하게 실수없이 아주 또박또박 매끄러운 진행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절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네티즌의 의견이 궁금하여 관련 뉴스의 댓글과 함께 많은 네티즌들이 글을 쓰는 게시판에 가보니 나와 다르지 않은 생각들이었다. 게시판에서 본 의견들을 대략적으로 간추려보면 

 

-조곤조곤, 차분, 크게 튀지는 않지만 안정적으로 진행하였다.

-외모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똑같다. 이 말은 20년 전에 이미 30대 후반의 성숙미를 가진 노안의 완성이란 뜻이기도 하다. 해석하기에 따라 좋은 뜻도, 좋지 않은 뜻도 될 수 있다.

-당시 등장했던 걸그룹을 압살하고 남을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함께 MC를 보는 김진의 진행이 매끈하지 못한데 반해 김소연의 진행은 아주 안정적이다는 것 등이었다.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의견도 있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의 김소연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저 정도의 미모와 연기력을 가지고 저 정도의 인기와 스타성을 가진 점이 늘 의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년 전에 최고의 인기가요 프로그램의 MC를 보았고 이처럼 진행 솜씨도 좋았던 것을 보니 김소연을 너무 단편적으로만 판단했고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재주가 많은 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탑골가요에서 김소연이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김소연을 재평가하게 되었다는 몇몇 게시판에서의 글을 보면서 20년 넘도록 팬인 나로서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들의 의견처럼 김소연은 아름답고 연기 잘하는 배우이자 착하고 예의 바른 사람, 그 이상의 많은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적재적소에 갖다 놓으면 척척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오랜 팬으로서 알고 있으며 그 능력을 요즘 들어서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들었던 생각이 있다. 1999년의 김소연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치 피어오르는 꽃같은 미모를 뽐내고 있었다. 게시판에서 나온 의견들처럼 김소연의 미모가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맞지만 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이 당시의 김소연은 19살의 막 피어오르는 꽃을 연상하는 상큼함과 발랄함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밝고 명랑하며 잘 웃고 늘 긍정적인 힘이 넘치는 듯한 모습으로 최근 주말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열연을 하는 것처럼 원숙미가 물씬 풍기는 것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너무도 역설적이게도 20년 전인 1999년과 지금의 시점에서 김소연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너무도 큰 온도차이를 느낄 수 있다. 1999년 당시의 김소연은 그야말로 역대급 안티팬을 몰고 다녔던, 그래서 너무도 마음고생이 심했던 시기를 살아야만 했다. 게다가 안티팬이 생긴 이유가 전혀 합리적이지 않았기에 더욱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연예인으로서 물의를 일으킨 것도 아니었고 인터뷰를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연기와 방송에서 너무 똑부러지는 외모와 말투, 깍쟁이같은 모습으로 비춰졌을 뿐이고 몇몇 쇼프로에서 함께 출연했던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와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스캔들이 원인이었다. 

 

김소연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안티팬들이 사라지고 호감형 배우로 전환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편안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김소연이 출연한 직후의 게시판을 보면 다들 김소연을 향한 호감의 의견들로 도배가 되었다.

 

하지만 어느덧 많은 세월이 흘러 김소연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판이해졌다. 몇몇 토크쇼와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보여준 예의 바르고 솔직하며 가식없는 모습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김소연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단지 대중이 진짜 김소연의 모습, 진가를 알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연예인, 혹은 유명인으로서 대중에게 가장 각인되고 싶은 유형은 바로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사람일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을 꼽자면 유재석, 안성기 그리고 고두심 등이 있을 것이다. 그 어떤 게시판을 살펴봐도 적어도 김소연의 안티팬만큼은 없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 나를 비롯한 그녀의 오랜 팬들은 물론이거니와 김소연 본인 역시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 ‘탑골가요’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리라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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