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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게 되는 김소연의 감정발산형 연기

 

올해 초에 캐스팅 기사부터 시작하여 상당부분의 촬영을 마쳤다는 기사도 접했고 사전제작 드라마라서 완성도 또한 큰 기대를 품게 한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드디어 방영됐다. 김소연의 팬이라면 여러가지 이유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펜트하우스의 방영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첫번째로 댈 수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김소연이 출연한 지난 수 년간의 작품 중 화제성과 시청률까지 좋았던 작품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2014년에 jtbc에서 방영한 ‘순정에 반하다’는 아주 잘 만든 수작으로 많은 드라마 팬들에게 인정받고 김소연 자신도 이 드라마에 큰 애착을 갖고 있음을 여러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수작 역시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다. 이런 참에 화제성과 시청률이라면 언제나 믿을 수 있는 김순옥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으니 팬들이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었다. 

 

펜트하우스를 향한 또 하나의 희망이 섞인 기대는 김소연 연기의 변화였다. 2018년작 드라마 ‘시크릿 마더’의 방영에 맞추어 작성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김소연은 2008년 드라마 식객으로 공백기를 깨고 복귀한 후 맡았던 대부분의 역할과 극중 전개가 착한 여자가 한 남자와 만나 사랑하며 인생을 배워가는 성장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그 착한 여자는 속마음을 속 시원하게 내뱉지 못하고 늘 인내하고 버티며 성장했다. 하지만 다른 배우도 아닌 김소연이라면 제대로 쎈 언니, 극단으로 치닫는 인물도 매우 훌륭하게 연기할 수 있는데 이처럼 착하게 감정을 발산하지 못하고 수렴하는 여자만을 연기하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김소연이 주연으로 연기한 배역들의 모습이다. ‘로맨스가 필요해 3’, ‘순정에 반하다’, ‘가화만사성’,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의 김소연은 일단 사람 자체가 매우 착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인내하는 인물들을 연기했다. 

 

이처럼 전형적인 통속극의 착한 여주인공에서 이제는 시원하게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바로 이 시점에서 그 어떤 인물도 감정을 아주 극단적으로 시원스럽게 내뱉기로 유명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게 된다고 하니 내심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더구나 맡은 역할이 원하는 것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가져야만 하는 허영과 소유욕의 화신 천서진이란 여자라니 더욱 반갑고 큰 기대를 품었다. 

 

그렇게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기대와 설레임 속에 기다려온 ‘펜트하우스’의 베일이 벗겨졌고 방영 첫 주의 1, 2화를 보고 난 느낌은 놀라움과 큰 만족감의 연속이었다. 할 말은 많지만 집약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악역을 잘하는데 그동안 악역을 하고 싶어서 얼마나 참아왔을까? 

 

였다.  김소연이 제작발표회 때 이제 허영미 대신 악녀의 대명사로 천서진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는 포부처럼 정말 나쁜 여자가 되길 작정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펜트하우스’ 김소연 "악녀하면 '천서진' 기대해주세요"

 

천서진이란 인물은 일명 헤라클럽의 여왕벌이자 타고난 금수저이며 화려한 과거와 현재를 살고 있는 여자답게 첫 회부터 화려하고 강렬하게 비추어 졌다. 

 

 

천서진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선 어떤 경우에도 참지 않았고 참을 필요도 없는 인생답게 과거부터 현재까지 욕망의 발현 흔적이 곳곳에 널려 있다. 그 중 압권은 고등학생 시절 증오와 열등감의 대상인 오윤희에게 벌인 악행이었다. 트로피의 뾰족한 곳으로 다른 곳도 아닌 목을 찌르는, 자칫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이토록 위험천만한 행위를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서늘한 무표정의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지르는 모습을 연기할 땐 정말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의 섬찟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단 하나의 행동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를 한순간 바꿔버리는 연기는 더욱 무서웠다. 목에서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지르는 오윤희의 피를 찍어 얼굴에 바르며 악마의 미소를 지을 땐 타인의 고통에 아무런 공감을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그 자체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저렇게 예쁜 여자가 저렇게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으로 저렇게 끔찍한 행동을~ 과연, 과연 저 천서진을 연기하는 배우가 내가 알고 있는 그 김소연인가를 몇 번이고 의심할 정도의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였다. 

 

 

이 장면에서 정말 무서웠던 순간은 씩씩거리며 화를 내는 오윤희을 목을 트로피로 내리찍는 천서진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얼굴 표정연기이다. 아무런 죄의식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없는 싸이코패스의 연기. 이 연기를 다른 사람도 아닌 예의바르고 착하기로 소문난 김소연이 해냈다는 것이 더욱 무서웠다.

 

첫회에서 가장 소름돋았던 하이라이트이며 드라마 시청자와 김소연의 팬들을 모두 경악케 만든 장면이다. 김소연의 상대역으로 이 장면을 연기한 유진은 연기하면서 굉장한 공포를 느끼지 않았을까?

 

사이코 패스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이런 행동이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다. 천서진이란 인물은 살면서 절대 만나선 안될 여인이다. 아름다운 외모 뒤에 감춰진 파멸의 위험도 함께 가진 팜므파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김소연의 섬뜩한 표정연기를 몇 십번씩이나 돌려 보고 있으니 진짜 무서운 여자는 오윤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여자같으면 고등학생 때 이 정도의 살기를 느끼는 끔찍한 트라우마로 다시는 천서진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못한다. 그러나 애엄마가 되어 다시 만난 천서진에게 호기롭게 대드는 오윤희는 정말 무서운 여자임을 김순옥 작가가 암시해주는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서진. 20년간 진화하여 괴물이 된 허영미

 

여기에서 앞서 언급한 제작 발표회 때 김소연도 언급한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의 등장인물인 전설의 악녀 허영미와 천서진을 비교해 본다. 먼저 허영미는 생활능력이 없는 폐인이자 술주정뱅이 홀아버지 밑에서 가난하고 구질구질하게 자라온 젊은 여인이다. 극 중 앙숙인 송여사의 ‘햇볕도 못 받고 음지에서 자란 풀냄새가 나는, 아주 독하지만 빛깔은 고운 여자’라는 표현이 허영미라는 인물을 정확히 묘사해준다. 돈이 없으니 밤업소에 나가 술도 따르며 웃음도 팔아야 하고 선의를 베풀어 준 집에 들어가 살면서 그 집의 손님이 아닌 주인이 되는 야망도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은 뛰어나서 아나운서로 성공하였고 야망을 불태우며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쟁취하는 영악하고 욕심이 많은 점은 천서진과 같지만 살아온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쟁취의 과정은 전혀 다르다. 천서진은 사학재벌의 딸이자 타고난 금수저이며 출생부터 성장까지 늘 화려함의 극치를 달려온 여인이다. 세상은 힘있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어준다는 믿음과 차고 넘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여인이기도 하다.

 

 

결혼해서 함께 사는 의사 남편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보다 더 높은 ‘펜트하우스’에 사는, 그래서 질투의 대상인 심수련의 남편과 밀회를 즐긴다. 이미 많은 것을 가졌지만 더 많은 것을 가져야만 직성이 풀리며 이를 위해선 그 어떤 행동도 서슴없이 자행할 수 있는 넘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만일 허영미라는 죄의식이 없는 나쁜 심성의 아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까지 갖고 있다면 어떤 괴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상상하면서 천서진의 악행을 시청한다면 이 또한 흥미로울 것이다. 

 

‘펜트하우스’. 앞으로 더욱 진가를 드러나게 될 김소연의 가치

 

첫 방송이 방영된 후 각종 언론과 게시판에서 김소연이 이런 팜므파탈 연기까지 가능할 줄 몰랐다며 놀라움과 극찬의 반응으로 넘쳐났다. 이들은 아마 2008년 ‘식객’ 이후 김소연의 연기를 보며 각종 예능 프로에 출연하여 착하디 착한 모습부터 접하며 김소연을 알게 된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 김소연은 이런 저런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인물들을 연기해 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며 그 어떤 인물의 연기를 맡겨 놓아도 그에 맞춰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배우이다. 그 진가를 이제서야 확인한 것뿐이다. 
전작인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의 종영 후 김소연이 더 이상 통속극의 주인공이 아닌 그녀의 외모와 연기력을 매우 돋보이게 해줄 장르물에서 꼭 한 번 연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OCN의 서스펜스 드라마에 꼭 한 번은 출연하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는데 비록 나의 바람처럼 OCN의 드라마는 아니지만 첫 회부터 이 정도의 연기변신을 보여주며 김소연의 존재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입증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제껏 보여준 모습들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니 앞으로 이어지는 방영기간 내내 천서진과 그녀를 연기하는 김소연이 어떤 배우인지 충분히 보여주리라는 큰 기대를 갖게 되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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