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A-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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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d의 초반기세가 엄청나다. 초싸이언 모드로 나가고 있다. 개막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 1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3연전 마지막 3차전에서는 영양가 만점의 역전 3점홈런으로 혼비백산케 만들었다. 이런 장면은 레드삭스의 빅파피 전문인데 A Rod도 대단하다.

인터넷 용어로 떡실신 홈런이다. 9회초까지 4점이 뒤져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 3점짜리 역전홈런을 쳤으니 말다한 거다. 이 홈런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가장 좋은 활약을 하지만 또 양키스의 극성팬들에게 가장 많은 미움을 받는 에이로드의 아이러니를 얼마만큼 해결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에이로드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것. 세계에서 가장 극성스러운 양키스 팬은 정규리그에서 이런 홈런 백날 때려봐야 눈에 차지도 않는다. 팬들은 에이로드가 WS Game7-9th bottom에서 이런 극적인 홈런을 기록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래저래 에이로드는 괴롭다.

그리고 다음날. 극성스럽기로 따지자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보스턴의 팬들 앞에서 다시 두 방의 홈런을 때려낸다. 상대투수는 실링. 실링이 누구던가? 공개적으로 에이로드의 인간성까지 거침없이 비난하며 심기를 가득 건드렸던 빅마우스 아니었나. 그 실링을 상대로 수많은 레드삭스 팬들이 보는 앞에서 보기만해도 시원스런 홈런을 그것도 두 방씩이나 날려버린다.

11호 홈런을 기록하는 순간. 팬웨이파크의 명물 그린 몬스터를 시원스럽게 넘어가는 좌월 홈런이다.

12호 홈런. 이번에는 중월 3점포. 홈런 2방을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한 타자에게 홈런을 두 방씩이나 허용한 실링. 그냥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이다. 오늘만큼은 실링으 완패이며 평소에 실링의 입에 숱한 맘고생을 했던 에이로드의 완승, 설욕이다. 이렇듯 진정한 스타는 입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한다.

그러나 게임 결과는 8회말에 터지기 시작한 한 번의 찬스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 레드삭스의 승리였다. 팬웨이 파크에 모인 수많은 팬들은 2004 ALCS의 그 짜릿한 감동을 상기할 수 있는 멋진 경험이었다.

하이라이트 동영상에서 눈여겨 볼 장면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에이로드의 타격이다. 에이로드는 잘쳤지만 그만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잡혀 아웃이 되고 만다. 수많은 양키스의 팬들은 바로 이때, 에이로드가 다시 한 번 양키스의 공격의 물꼬를 트는 한 방을 기대했을 것이다.

마치 이 한 게임에서 양키스-양키스 팬-레드삭스-에이로드의 복잡한 애증의 관계의 단면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양키스의 팬들은 적어도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주길 바랄 것이며
-그 중심엔 에이로드가 있길 바란다.
-에이로드는 새빠지게 뛰며 열씨미 했다. 할만큼 했다. 게임의 초반과 중반까진 발군의 활약을 보였으나
-수많은 극성팬들이 가장 원하는 그 순간, 9회의 마지막 그 순간에서 에이로드는 정직한 라인드라이브볼로 아웃되고 만다. 차라리 볼을 골라서 나갔더라면 어땠을까? 바로 여기까지가 에이로드의 한계인 것처럼 느껴진다.

에이로드가 내년부터 레드삭스에서 뛸 것이라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가 보스턴 지역언론에 의해 나오고 있다는 기사가 떴다.

보스턴 언론 "A-로드 내년엔 보스턴 유니폼"
[조이뉴스24 2007-04-21 07:00]

레드삭스에서만 꿈꾸고 있는 공상같은 이야기지만 어쩌면, 어쩌면 실현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reverse curse가 양키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