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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연예인들 중 악플이라는 키워드에 빼놓을 수 없고 가장 많은 악플을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최진실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악플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최진실 "부부싸움끝 악플로 화풀이 황당"
[조이뉴스24] 2007년 06월 15일(금) 오후 06:05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려진다. 公人. 공인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공인 [公人]
[명사]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

이렇게 간단하게 정의되지만 여기엔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공인이라면 불특정 다수의 인생의 지침이 될 정도의 크나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래서 일거수 일투족까지 모두 타의 모범이 될 필요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난 연예인이 공인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좀 순화되고 고급스러운 표현을 쓴다면 유명인, 스타라고 할 수 있겠고 저급한 표현을 쓰자면 얼굴 팔고 다니는 딴따라 정도로 치부할 수 있다.

물론 공인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의 연예인도 있겠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매스컴에 자주 등장해서 얼굴이 널리 알려진 유명인일 뿐이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의 궤적에서 크게 배워야 할 점이랄지 내 인생의 모델로 삼아야 할 사람들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연예인들 역시 자신들이 살아온 인생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델링하는 것 또한 원치는 않을 것이다. 연예인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신문 사회면에 얼굴 팔렸을 때 상습적으로 쓰는 멘트 있잖은가? 연예인도 사람이라고. 사람이니까 실수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최진실의 인터뷰엔 연예인들이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입어야 하는 악플의 상처와 그에 대한 부작용이 잘 나와있다. 그리고 난 이들이 입어야 하는 정신적 피해와 그 피해에 대처하는 자세가 마치 가정에서 폭력을 구사하는 남편과 남편에게 맞고 사는 아내의 관계를 대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연예인과 팬의 관계는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와도 같은 것. 즉, 때론 죽고 못살 정도로 좋았다가 때론 원수지간이 되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게 지지고 볶고 싸우고 죽일 듯이 달려들다가도 평생을 끌어 안고 살아야 하는 상호모순적 관계. 아무리 밉고 싫어도 그들이 있기에 나도 존재할 수 있기에 평생을 끌어 안고 살아야 하는 것. 부부사이와도 비슷하다.

최진실의 인터뷰 기사를 하나씩 살펴보면

“저같은 경우 연기자 생활 20년 해왔는데 마음이 아픈건 지금 연예계 화려한 모습만 보고 온 친구들이 뿌리가 없을 때는 많은 상처를 받고 흔들릴 수가 있어요. 그 시간을 잘 견뎌내고 연기를 즐겨야죠. 내껀대 댓글 때문에 생명으로 여기는 연기를 안할 수는 없잖아요?

그깟 댓글 때문에 생명으로 여기는 연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표현. 연기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에 그깟 댓글 따위는 내가 안고 가야할 작은 상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토록 반대하는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고 겨우 결혼해서 살아온 내 인생인데 남편이 가끔 술취해서 저지르는 행패 따위는 작은 상처에 불과하다는 말로 대입시켜도 뜻은 통한다.

그냥 즐기는거죠.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무플이 슬프다면서요? 관심이 없을 때는 나조차도 그러면서...”

무플=무관심=이혼으로 대입시킬 수 있다고 봤을 때 웬수같은 놈이라도 남편이 없는 것 보다는 그래도 남편의 존재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홀로서기는 힘들고 생각하기도 두려우니까.

최진실은 또 “당신만 기분 나쁜 댓글이 있는게 아니라 (심지어 다른 연예인 이름을 거명하면서) 난 다 똑같이 비판했다. 그런데 왜 당신만 나를 예민하게 반응하느냐? 당신이 연예인이고 공인인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 되는게 아니냐”며 적반하장 식으로 나오는 악플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문장은 딱 이런 식으로 대입이 가능하다.

-다른 집 여편네들은 직싸게 두들겨 맞고서도 가만히 자빠져 있는데 넌 왜 유독 하늘같은 서방한테 지랄거리냐?
-니가 나랑 결혼해서 누구 땜에 입에 풀칠이라고 하고 사는데 어디서 감히 들이대냐? 내가 제정신으로 손찌검 했냐? 술취해서 실수한 거지. 니가 나한테 잘해봐라. 내가 털끝 하나 안 건드린다.

“하물며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한명이 사건에 연루되도 그 주변에 있는 연예인 다 거명하며 ‘뭐 끼리끼리 노네’ ‘똑같은 것들’ 이런 식으로 악플을 써댄다”며 씁쓰레한 표정을 지었다.

이 문장 역시 이렇게 대입할 수 있다.

-거 왜 옆집에 말많은 여편네. 그 여편네랑 맨날 할 일 없이 싸돌아 댕기면서 안좋은 것만 배워가지고서리... 그러니까 니가 이 모냥인 거여.

악플로 상처를 받은 연예인들은 그 상처에 대한 보상을 받고자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을 고소할 수도 있다. 쇠고랑 채워 감옥에 처집어넣고 국가에서 내리는 형벌을 내리게 할 수도 있다. 폭력을 쓰는 남편에게 시달리는 아내도 마찬가지다. 경찰에 신고해서 남편을 벌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남는 것은? 연예인으로서는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대중의 사랑을 반환해야 할 것이다. 이전에 비해 상상하기도 힘든 많은 안티가 생길 것이고 대중과의 친근함, 친숙함 따위와는 담을 쌓고 살아야 할 것이다. 폭력 남편과 아내의 관계도 그렇다. 그들은 더이상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이혼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일전에 연예기획사에 다니는 한 지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연예인들 보기엔 좋아 보이고 돈도 많이 버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부터 할 일이 없어지면 세상에 날건달보다 더 비참한 직업이 연예인이라고. 날건달이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건달이고 모두 그렇게 알고 있지만 잘나가는 연예인은 이미 세상에 쪽이 팔려 있기에 더 힘들다며 체면관리 유지비용 때문에 끌어 쓰는 빚도 장난 아니라고 했었다.
또 이런 이야기도 했다. 한때 잘 나가던 연예인이 은퇴하고 시집가서 잘 살다가도 이혼이나 신상에 삐끗하는 뉴스가 있으면 "이전에 어떤 작품으로 유명했던..." 식의 기사가 반드시 나가게 되는데 과연 그런 사람의 인생이 행복한 것이겠냐고.

난 연예인이 공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으로 얻어진 재주를 댓가로 먹고 사는 유명인이다. 그들이 남들에 비해 매스컴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고 그래서 유명한 사람이 되었을 때 그들은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연예인이 아닌 사람에 비해 특권을 누려야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또한 역으로 그들이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가당치 아니한 불이익을 당해서도 안된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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