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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기리(腹切) 재팬

KBO Story / 2009. 3. 19. 12:43


어제 내가 쓴 포스트에서 사무라이 재팬의 정신을 망각하고 패배한 그들이 하라기리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일본의 네티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 그들이 내 블로그에 왔었나? ^__^

뭐,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들이 이런 그림을 만들었다.

졌으면 할복하라! 마케타라 기리하라! 라고 써있다. 일본인들은 그렇게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하라기리(腹切)는 말 그대로 배를 칼로 갈라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의미한다. 티비, 영화에서 보면 장검을 배에 푹 꽂으면 입에서 피가 나오고 잠깐 고통속에서 신음하다가 죽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간의 목숨은 생각보다 훨씬 질기다. 진짜 하라기리는 이런 것이다. 저 위의 그림처럼 장검을 배에 쑤~욱, 아주 깊이 쑤욱 꽂은 후 자신의 힘과 의지로 그 칼을 수평으로 한 번 그으며 배를 완전히 가르는 것이다. 즉, 배에 칼을 꽂아서 할복이 아니라 배를 자신의 힘으로 갈라버리니까 할복인 것이다. 옛날 일본의 무사들은 그렇게 죽었다. 그게 큰 명예라고 생각했다.

승패는 언제나 엇갈리게 되어있다. 그리고 누구든 승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도 있다. 지는 사람이 있기에 이기는 사람도 있다. 그것이 냉엄한 승부의 법칙이다.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모든 스포츠맨들에게 박수는 똑같이 돌아가게 되어있다. 승패를 떠나서.
하지만 어제의 사무라이 재팬은 그 모습이 아니었다. 내가 만일 일본인이었다고 해도 그 모습을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났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조지마의 퇴장이었다. 경기를 복기해볼까? 조지마가 퇴장당한 후 일본은 더더욱 경직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뤄야했고 그 참사는 8회말에 일어났다. 경기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사령관이 자기 분에 못이겨 퇴장을 당한 후 엇박자를 내던 배터리는 4개 연속 볼넷을 내주며 끝끝내 침몰하고 말았던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내가 일본인이어도 용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노무라 감독 "조지마, 먼저 인간이 돼라"

허구연 해설위원도 경기 내내 몇번이나 언급했다. 오늘 경기는 박경완과 조지마의 머리싸움이라고. 그 머리싸움의 한 축이 스스로 나가 떨어졌으니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다. 조지마는 먼저 인간이 되라는 노무라 감독의 말을 참견좋아하는 영감탱이의 헛소리로 받아들여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아! 그리고 또 하나. 태극기 퍼포먼스에 대해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분분한 것 같다. 사실 나 역시 스포츠에 지나친 민족주의를 이입시키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영국의 훌리건들처럼하는 건 절대 옳지 않다.
하지만 마운드위에 태극기를 꽂는 것 정도의 퍼포먼스는 승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훌리건들처럼 난동을 일으키길 했나. 아니면 일본인들이 열등한 국민들이라고 헛소리를 했나. 승자의 입장에서 기념으로 태극기 꽂고 사진 한 방 찍는, 그 정도의 특권도 누릴 수 없다면, 그 정도의 달콤함도 맛 볼 수 없다면 그건 가치가 없는 승리일 뿐이다. 승자는 누구의 눈치를 보면서 특권을 누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승자니까.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패자의 입장이다.

이게 그렇게도 눈꼴시려? 그럼 너거들도 담부터 그렇게 해. 대신 자력으로 올라가면.

인디언들은 패자의 머릿가죽을 벗겼다. 일본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사무라이들은 패자에게 할복을 명했고 패자는 이를 묵묵히 따랐다. 이게 바로 승자와 패자의 엄연한 차이점이다. 승자는 패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그게 그렇게 눈꼴시려우면 니들도 다음 대회부터 자력으로 4강 올라가면 해라. 그날만큼은 제국주의 망령 등등 이런 소리 안해줄테니.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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