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24)
김소연 (59)
Classic Music Story (19)
Artist Story (46)
세상을 보는 눈 (122)
MLB Story (26)
KBO Story (13)
Fun Video (9)
Drama 보기 (9)
좋은 정보 (6)
In my mind (3)
그 시절의 pop story (9)

최근에 올라온 글

Total
Today
Yesterday
05-19 02:57
감사해요 사랑해요 잘했어요 함께해요

달력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요즘 문근영이 출연하는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을 꽤나 재미있게 보고 있다. 매회마다 그야말로 흥미진진, 긴장을 놓지 못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많은 사람들의 지적처럼 사실 이 드라마가 보기 불편한 드라마인 것은 맞다. 미스테리 스릴러 드라마의 속성상 전회를 보지 못하고 그 다음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며 볼때마다 고도로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의 시청률이 낮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충분히 재미있고 또한 많이 봐줘야 한다. 늘상 재벌가의 판타지, 치정, 불륜, 출생의 비밀, 삼각 또는 사각관계로 덕지덕지 붙어진 막장 드라마 일색의 환경에서 이런 색다른 시도를 하는 드라마의 성공을 통해 또 다른 색다른 재미를 주는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롭고 지루하기만 한 작은 시골인 아치아라 마을. 그 마을에서 2년 전 실종된 외지인 출신의 여자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평화롭다 못해 지루하기만 한 이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온갖 추태들이 하나씩 까발려지고 이 작은 마을은 평화로움을 가장한채 온갖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힌 복마전임이 하나씩 밝혀진다. 외지인의 배척, 그들만의 이기적인 카르텔과 복마전. 차승원 주연의 혈의 누, 니콜 키드먼 주연의 도그빌이라는 영화가 바로 이 드라마와 비슷했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었다. 


이 드라마는 이야기를 주인공 문근영이 비극적인 가족사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무척 흥미진진하지만 가끔씩 등장하는 무서운 장면을 보는 재미 또한 아주 쏠쏠하다. 이를테면 이 드라마에서 죽은 사람을 보는 능력을 가진 소녀로 등장하는 안서현 또한 이와 같은 인터뷰를 했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안서현 밝힌 공포장면 1위..(인터뷰)


안서현은 이 장면이 가장 무서운 장면이라고 꼽았다. 육가공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직장에서 고깃 덩어리가 되어 죽어있는 장면이다. 그랬다. 나도 아주 무서웠다. 사실 이 정도의 장면을 한국의 지상파 드라마에서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꽤나 놀라울만하다.


그 외에도 가슴이 철렁거리는 몇몇 무서운 장면들이 있었지만 내가 꼽는 정말 무섭다고 느꼈던 장면은 두 번이 있었다. 


1. 운전 중 갑자기 나타난 김혜진의 원혼



몇몇 게시판을 보면 이 장면을 최고로 꼽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지숙(신은경)이 그토록 싫어했던 혜진쌤, 김혜진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딸과 나누던 중 운전하는 창밖을 누군가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옆을 쳐다보니 바로 그 혜진쌤의 원혼이 차창에 들러붙어 있는 것이다. 나도 이 장면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랬다. 사실 이 장면은 너무 무서워서 김혜진의 얼굴에 처리된 CG 장면이 삭제된 것이라고 한다. 아쉽다. 더 무서운, 고퀄리티의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이 장면에서 김혜진의 얼굴이 우는 모습으로 설정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냥 무표정으로 노려보는 모습이 더 무섭지 않았을까?


2. 감정을 느낄 수 없는 표정. 뱅이아지매 정애리의 섬뜩한 연기


뱅이 아지매는 사건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다. 그녀는 지금 뇌졸중으로 병원에 장기간 요양중이며 의식이 분명치 않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치명적인 비밀 앞에서는 숨길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섬뜩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그녀의 첫 등장이 바로 이런 장면이다.


의식이 맑지 못해 늘 무표정하게만 앉아 있는 그녀는 과거의 사진을 보여주자 조금씩 반응하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다. 사실 이 정도의 표정변화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연기에 속한다. 특히나 정애리처럼 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뱅이 아지매를 연기한 중견 연기자 정애리는 그냥 대본만 보고 맘에 들어서 바로 출연에 응해다고 한다. 그리고 정애리라는 이름에 걸맞는 너무도 섬뜩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적어도 내게는 이 뱅이 아지매 정애리의 표정연기가 이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섬찟하고 소름이 돋았다. 바로 다음의 장면들이다.




너는 오지 않았어야 해...돌아오지 않았어야 해...

자신을 찾아온 김혜진을 보며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다가 오지 않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눈물 연기를 하는 정애리의 표정에서 너무도 섬뜩함을 느꼈다. 자. 그녀의 표정을 보라. 이게 지금 슬퍼서 우는 얼굴인가 아니면 웃는 얼굴인가. 그것도 아니면 상대방을 저주하는 얼굴인가. 눈에선 눈물을 흐르지만 그녀의 눈은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쉽게 구분이 되지 않는 매우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게다가 그녀의 입은 웃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표정은 이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임을 정애리의 연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앞서 김혜진이 차창에 나타난 장면은 갑자기 김혜진이 나타나서 깜짝 놀란(!) 것이라면 정애리의 표정 연기는 관록의 중견연기자 정애리의 걸출한 연기때문에 정말 무섭게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그외에 또 하나 무섭다기...보다는 소름이 돋았던 장면도 있다. 외모의 분위기 자체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에 맞춤형으로 생긴 여배우 장소연이 등장할 때였다.



표정이 없어서 오싹한 엄마. 그리고 마찬가지로 표정이 없어서 무서운 딸이 함께 있는 병실이다. 안그래도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미스터리하게 생긴 장소연이 저렇게 진한 스모키 화장마저 하고 나오니 등장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오싹했다. 나는 이전부터 장소연이라는 연기자를 보며 느낀 점이 그녀의 눈빛, 얼굴 분위기는 결정적인 비밀을 쥐고 있는 신비로운 여자의 역할에 맞춤형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아도 이런 모습을 통해 자신의 외모와 함께 훌륭한 연기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이 배우는 향후 심령술사, 무속인 등의 역할을 연기하면 대체불가능의 독보적인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그리고 또 하나.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문근영의 겁에 질린 표정 연기 또한 오싹함을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를테면 이런 장면.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끔 몰입이 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여중생들의 교사로 등장하는 문근영의 얼굴이 워낙 동안인지라 여중생들과 함께 있으면 누가 학생이고 누가 선생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히 최강희, 임수정의 뒤를 잇는 최강의 동안 미녀로 부를만 하다. 그러나 이런 몰입의 방해되는 요소에도 불구하고 문근영의 연기는 가히 최고라고 말 할 수 있다. 저렇게 이쁘고 어리게만 생긴 여배우에게 과연 미스테리 스릴러가 어울릴까? 하는 의구심을 모두 잊게 만드는 연기들이었다.


이 드라마가 시작할 당시 PD는 1. 쓸데없는 멜로 2. 쪽대본 3. 연기 못하는 배우의 세 가지가 없다며 웰메이드 드라마임을 자부했다. 아쉽게도 이 드라마에서는 여기에 보태서 시청률까지도 없게 되었지만 이 드라마는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이제껏 11월 12일에 11부를 방영했다. 앞으로 5부동안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흥미진진하게 기다려 봄직하다. 사실 이 드라마가 보기 불편한 또 하나의 이유는 11부가 방영된 지금껏 사건을 벌여놓기만 했을뿐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해결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간만에 보는 정말 오싹하게 재미있는 이 드라마. 이제 남은 5부동안 평화로움으로 위장된 아치아라 마을의 복마전을 한소윤(문근영)이 다 드러내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된다.

Posted by snipe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