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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무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카카오프렌즈의 기존 작품들에서 비춰진 모습과 동일인임이 믿기지 않을 만큼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처럼 변화된 인물들이 어떤 점에서 얼마만큼 변화를 보여주었고 그 변화를 통해 작품속에서 개성이 돋보이는 수혜를 받았는지, 아니면 그 반대로 몰개성화된 피해를 입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장난꾸러기 어피치. 반감된 매력 대신 느낄 수 있는 흐뭇한 성장극의 서사

 

1)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어피치는 내가 이전의 글에서도 몇 차례에 걸쳐 언급했듯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과 큰 웃음을 주는 퍼피치 시리즈

 

피치 파이브-폭풍우속에서도 빵은 먹고 싶었던 어피치

 

예전 같으면 가끔씩 문구점에 가서 물건을 구입할 땐 필요한 물건을 선택한 후 캐릭터 상품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어피치를 알게 된 후엔 꼭 팬시상품이 진열된 쪽으로 몸을 돌려 하다못해 작은 스티커라도 한 두 장은 구입하는 습관이 생길 정도가 되어버렸다. 단언컨데 전세계적으로 캐릭터화, 의인화에 성공한 수많은 주인공들 중 미키마우스나 혹은 푸우, 쿵푸팬더의 포우처럼 동물을 가지고 성공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어도 과일, 그것도 복숭아를 가지고 이만큼의 성공과 인기를 불러모은 캐릭터는 어피치가 유일할 것이다. 그만큼 어피치는 헤어나올 수 없는 크나큰 매력을 소유했으니 말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어피치의 매력이자 이 아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아니 적어도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꼽자면내 마음은 무지의 등장인물 소개에서도 나와 있듯이 천방지축 장난꾸러기의 매력이다. 카카오프렌즈의 여럿 다른 작품에서 보여지는 어피치는 항상 친구들에게 장난을 걸고 그 장난을 당한 친구(주로 튜브가 이 역할을 전담하다시피 한다)가 쫓아가면 즐거워서 깔깔대며 도망가는 모습이다. 또한 라이언처럼 근엄하고 힘센 친구 앞에선 혼찌검이 나서 쩔쩔매는 모습 또한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그리고 내 마음은 무지에서는 어피치의 살아 숨쉬는 듯한 생기 넘치는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어느 작품이든지 아무 생각없이 그저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며 활기를 불어넣기도 하고 가끔씩 사고도 치는 극적인 효과를 주는 애들이 하나씩은 필요한데 이 작품에서는 어피치가 정확히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어피치의 성격과 행동은 오리지널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와 보여주고 있지만 외모에서는 여럿 차이점이 보인다. 먼저 복숭아 머리의 이마에 머리털이 심겨졌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웬 연두색 스카프를 매고 나온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캐릭터보다 더 매력 있게 보이게 하기 위해 머리를 심었고 연두색 스카프를 두르게 했겠지만 오리지널 캐릭터처럼 그냥 흰색 전신 타이즈만을 입고 다니는게 이 아이의 생기 넘치는 매력을 더 잘 살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중요한 변화는 어피치의 양쪽 뒤통수에 그려진 아디다스 브랜드 모양의 삼선 빗금을 엉덩이에 나 있는 것과 같은 커다란 점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표현했는지 모르겠지만 오리지널 캐릭터 그대로 삼선 빗금으로 묘사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까지의 외모 변화는 말 그대로 약간의 변화였을 뿐 사실 어피치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외모에 변화를 주며 어피치의 매력을 크게 감소시킨 부분을 따로 있으니 그것은 바로 어피치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뒷태 미인의 묘사를 너무 매력 없게 처리한 것이다. 

 

2) 밋밋한 신체 묘사와 반감된 어피치의 최대 매력

 

어피치라는 희대의 매력적인 캐릭터에서 느낄 수 있는 두 가지 매력이 있다. 첫째, 발그스름한 연분홍 복숭아 빛의 얼굴과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장난끼 가득한 표정에 있다. 귀여움과 함께 느낄 수 있는 장난끼와 생기발랄함이 바로 어피치의 얼굴, 앞모습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어피치를 보며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매력은 바로 뒷태에 있다. 카카오프렌즈에서도 어피치를 묘사하고 있듯이 ‘아무리 장난쳐도 귀여운 뒷태와 표정으로 용서받는 캐릭터’가 바로 어피치이다. 그리고 그 묘사에 걸맞게 어피치의 뒷태는 정말 매력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워낙 인기가 많은지라 어피치뿐만 아니라 함께 사는 그의 가족들까지 함께 주인공으로 그려낸 시트콤인 퍼피치 시리즈에서 묘사된 선탠을 즐기는 어피치 가족들의 뒷태 묘사이다. 큰 복숭아 어어피부터 중간 복숭아 러피치, 그리고 아직은 어려서 기관분화가 되지 않은 작은 복숭아 퍼까지 예외 없이 느낄 수 있는 이들 뒷태의 매력은 바로 복숭아라는 본연의 이미지에 맞도록 잘 묘사된 움푹 패인 복숭아 골(영어로 표현하면 gap)에서 느껴지는 질감이다. 

머리와 엉덩이 두 부분에서 이 복숭아 골(gap)의 질감이 잘 드러나는데 어피치를 처음 본 사람들조차 이 캐릭터가 복숭아를 묘사했음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이처럼 질감이 잘 묘사된 복숭아의 모습은 앞서 언급한 ‘아무리 장난쳐도 귀여운 뒷태와 표정으로 용서받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 복숭아를 보는 사람에게서 관능미마저 느끼게 하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을 유혹하는 듯한 매력마저도 느끼게 한다. 

옛날부터 복숭아는 도색(桃色)이란 이중적인 의미로 쓰였고 뭇 남성들을 홀리는 듯한 얼굴을 가진 여인을 두고 도화살이 있다고 표현했듯 남녀간의 색정(色情)에 관련된 행위를 묘사하는 색으로 쓰였다. 

 

도화살의 정석. 구미호뎐 1938에서 오랫동안 흠모했던 남자에게 유혹하는 수리부엉이를 연기한 김소연의 모습이다. 

 

고로 이런 성격의 캐릭터를 의인화하기 위한 최적의 생물체로 복숭아를 1순위로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연분홍색 얼굴을 보며 느끼는 생기넘치는 귀여움, 그리고 복숭아 골의 질감이 느껴지는 뒷태를 보면서 느끼는 관능미까지 동심과 성적인 이중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역사상 유일무이한 캐릭터가 바로 어피치이다.

 

심지어 제작진 역시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기에 ‘내 마음은 무지’에서조차 어피치의 뒷태 매력 부각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뮤직비디오 1화인 ‘비눗방울’에서 이 모습이 잘 드러나는데 다른 친구들은 기구에 걸린 비눗방울을 입으로 세게 불어 공중에 큰 방울을 내놓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데 반해 어피치는 비눗방울을 입으로 한 가득 마신 다음 매력적인 뒷태로 뿜어내는 참으로 상상을 초월한 명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장면을 보고 얼마나 미친듯이 웃어 젖혔는지 모르겠다. 늘 느끼지만 카카오프렌즈 제작진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보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뮤직비디오에서는 뒷태의 매력을 잘 부각시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던 반면 '내 마음은 무지'의 본작에서 묘사된 어피치의 뒷태는 기존의 수많은 작품들, 심지어 캐릭터 상품에서마저 잘 살린 어피치 특유의 관능적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일자선으로 무성의하게 표현되어 있을 뿐 질감, 입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어피치만이 뿜어낼 수 있는 최대의 매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2) 성격과 역할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어피치의 성격은 오리지널 캐릭터 그대로 천진난만, 천방지축, 그리고 대단히 산만함이다. 일단 운동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 놀아도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른다. 7화인 ‘잠들기 아쉬워’와 16화 ‘시간아 저리가! 너무 초조해!’에서 넘쳐 흐르는 체력과 산만함을 주체할 수 없는 어피치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혼자 신나게 뛰어 놀다 보니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12화 ‘마음을 모르겠어’에서 어피치는 공감능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릴적부터 이런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어피치 역시 자신의 행동이 때론 남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그걸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훌륭한 친구이자 골목대장인 무지의 조언을 듣고 크게 깨달음을 얻고 반성하는 모습을 큰 감동을 준다. 

 

 

크게 반성한 어피치가 친구들 사이에서 얼마나 대오각성한 모습으로 거듭나는지 보여주는 최고의 회차는 19화 ‘해내면 짜릿해’이다. 무지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연날리기 놀이를 하던 중 그만 바람에 날려 연줄이 끊어지며 저 높은 정글짐의 꼭대기에 걸리고 말았다. 다들 어쩔 줄 몰라서 당황만 하고 있는 바로 그 때! 어피치가 결연한 표정으로 나타나 연을 가져오겠노라고 자청해서 위험한 정글짐 위를 올라탄다.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어피치는 ‘할 수 있어~! 절대 포기하지 않아~!’라는 자기 암시를 걸고 끝내 위험한 꼭대기에서 연을 가져오는 최고의 장면을 선사해준다. 이 모습에서 어피치는 대단히 우수한 신체능력과 함게 강한 승부욕,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는 의지력을 가진 강인한 아이임을 잘 알 수 있다. 

 

 

평소의 행동처럼 감정표현 역시 대단히 솔직하고 적극적이다. 1화에서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던 중 갑자기 비가 내려 정성껏 쌓은 모래성이 죄다 무너져 버리자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몹시 슬퍼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프로도와 튜브가 슬픔의 표현과 절제가 함께 한 울음이라면 어피치는 예쁜 복숭아 얼굴이 다 일그러질만큼 그야말로 대성통곡을 터뜨린다. 

 

어피치가 신체능력과 의지력은 대단한 아이임이 분명하지만 미술솜씨는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같이 둥글게 모여 앉아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 비춰지는 어피치의 그림 솜씨는 이중 가장 탁월한 솜씨를 뽐내는 튜브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어떤 친구들에 비교해도 부끄러워 내놓을 수 없는 수준이다.

 

 

2. 재주 많은 네오. 본 작품 최대 수혜자인 새침데기 매력의 아가씨

 

1)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내 마음은 무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고 해도 좋을 만큼 최대의 수혜자이며 최고의 스타로 거듭난 등장인물이 누구냐는 물음에 단연코 네오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무지와 네오의 둘 중에서 무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의 주인공을 표방하고 있으니 수혜자임이 당연하겠지만 네오는 주인공이 아님에도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는 그간 카카오프렌즈를 통해 접한 기존의 영상작품들 중 단독 주인공으로 출연한 적이 전혀 없었다. 주인공으로 등장했어도 늘 프로도와 함께 프로도의 연인의 위치로 각인되었을 뿐이었다. 그랬던 네오가 이 작품을 통해 단독 원탑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고 있다. 그 네오의 매력은 다름아닌 그 어떤 작품-드라마, 영화, 소설을 총망라한-에서도 등장하는 인물인 이른바 ‘새침데기 꼬마 아가씨’의 매력이고 이 작품에서 이토록 엄청난 매력이 네오 혼자에게 몰빵되어 있다.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여러 이모티콘 등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새침데기 아가씨답게 몸에 치장하는 걸 좋아하고 패션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을 들 수 있겠고 차이점이라면 기존의 모습보다 더 화려하게 꾸민다는 점이다. 기존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노란 머리끈으로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 더욱 예뻐졌고 빨간색 크로스백을 늘 착용하고 다닌다.  


2) 성격과 역할


4화인 ‘부글부글 화가나’에서 먼저 네오의 재주와 성격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의 전편을 통해 잘 드러난 네오의 재주는 손재주가 좋다는 것이다. 뭔가를 만들기를 좋아하고 또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 만드는 비범한 재주가 있다. 이 4화에서는 ‘슈퍼캣’을 만들어 보이며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데 친구인 프로도조차 감탄할 정도의 훌륭한 로봇이었다. 
잠시 후 화장실이 급한 나머지 헐레벌떡 뛰어가는 네오는 프로도에게 단호한 표정으로 주의를 준다. 내 ‘슈퍼캣’은 절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바로 여기에서 네오의 중요한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 먼저 이 아이는 자신의 완성한 작품을 보고 감탄하고 도취되는 나르시시즘이 강하게 깔려 있다. 또한 절대 수퍼캣을 손대지 말라는 주의에서 알 수 있듯이 새침데기 꼬마 아가씨답게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려는 본능이 확실히 드러나 있다.

 

 
네오의 경고를 듣지 않는 프로도가 손을 댄 수퍼캣은 그만 머리도 부러지고 로봇 부속품들의 산산조각이 되고 말았고 정성들여 만든 수퍼캣이 부서진 꼴을 본 네오는 극대노하며 프로도가 만든 로봇인 ‘다이아 울프’와 정식으로 결투를 신청한다.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프로도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네오와 이를 받아들이는 프로도. 얼핏 보면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인데 이 짧은 장면에서도 친구들의 관계가 잘 표현되어 있다. 싸움의 당사자인 네오와 프로도는 서로 화가 나 있고 이들의 골목대장격인 네오는 뒤통수에서 땀을 흘리며 이 싸움을 말리려 애를 쓴다. 하지만 어피치는 뭐가 그렇게도 신이 났는지 남의 싸움을 보며 펄쩍펄쩍 뛰며 혼자 신이 났다. 어피치. 미안하지만 넌 결코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은 못되겠다.  

네오가 프로도에게 주의를 줄 때와 극대노를 표출할 때의 모습을 보면 의인화된 네오의 본체인 고양이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주의를 줄 때 머리칼이 빳빳이 선 채로 왼손(혹은 왼발?)에서 날카로운 발톱이 나온다던지, 극대노 할 때 날카로운 이빨과 함께 발톱이 나오면서 그와 함께 꼬리까지 빳빳이 솟아오르는 모습들이 그것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것 역시 새침데기 꼬마 아가씨다운 매력 중의 하나이다. 4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프로도와 의견충돌이 많다. 14화인 ‘내가 더 속상해!’에서 자기주장이 강한 네오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친구들 앞에서 프로도와 함께 둘이서 ‘성냥팔이 소녀’ 낭독회 연습을 하는데 연습 도중 성냥팔이 소녀의 소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프로도에게 일일이 지적하며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네오와 프로도 모두 한치도 물러남이 없이 팽팽한 자기주장을 펼치다 낭독해야 할 책이 찢어져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해버렸고 이에 두 주인공은 주저 앉아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결국 둘 다 조금씩 양보하고 화해하는 미덕을 보이며 친구들 앞에서 낭독회를 훌륭하게 마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4화와 14화에서의 모습만 보면 얼핏 냉정하고 이기적인 새침데기로만 비춰질 수 있지만 6화인 ‘할머니 보고 싶어요’에서 사랑하는 할머니에게 안겨 애교를 떠는 모습을 보면 그저 귀여운 꼬마 아가씨일 뿐이다. 하지만 할머니가 그만 가봐야겠다고 하자 더 놀아 달라고 떼를 쓰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면 새침데기 꼬마 아가씨 이면에 감성이 풍부한 애틋한 꼬마 아가씨의 모습 또한 함께 갖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3. 프로도. 자기 주장 강하면서 베풀기 좋아하는 요리사

 

1)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프로도 역시 네오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카카오 프렌즈의 다른 작품에서 비춰진 모습은 네오의 남자친구, 네오의 연인으로서의 모습이 전부였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단독 주연으로도 등장하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네오만큼의 뚜렷한 매력, 성격을 보여주기엔 미흡했던 느낌이다. 
오리지널 캐릭터와의 차이점은 외모에서 찾을 수 있다. 오리지널 캐릭터가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인상이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많이 귀여워지고 부드럽게 바뀌었다. 또한 목에 개목걸이를 차고 있었던 오리지널 캐릭터와 달리 이 작품에서는 멋있는 빨간색의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2) 성격과 역할


프로도의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날 땐 손수 요리를 하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즐길 때이다. 2화인 ‘시금치 싫어’는 시금치라면 몸서리를 치는 네오의 이야기가 주로 꾸몄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시금치 파이를 손수 만들어 친구들을 초대해 베풀어 주는 프로도의 훈훈한 마음씨를 보여주는 것부터였다. 

 

 

그토록 무서워서 벌벌 떨던 치과 진료를 아무런 고통 없이 마친 후 치과의사 선생님의 친절함에 감동한 10화에서도 프로도의 훈훈함이 잘 드러나 있다. 

 

 


진료를 마친 후 다시 병원을 찾은 프로도의 손에는 고마웠던 선생님께 보답하는 케잌 선물이 들려 있었는데 그 케잌은 선생님의 얼굴을 그대로 본따서 만든 것이었다. 여기에 또 감동한 선생님과 프로도의 따스한 포옹으로 10화는 마무리된다.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의 매력발산이 아쉬웠지만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장면에서 주는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를 몇 군데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네오가 고양이의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프로도 역시 의인화된 본체인 개로서의 모습을 드러낸 장면이 두 군데에서 발견된다. 1화에서 무지, 어피치 등과 함께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던 중 갑자기 비가 내리자 그늘 밑에서 비를 피하는 장면에서 네발로 엎드린 채 온몸을 부르르 떨며 물을 터는 모습은 정확히 개의 모습과 일치한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 장면에서도 유심히 보면 어피치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얘는 비가 오던 말던,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이 될 수도 있는 어떤 일이 생기던 말던 잠시 후에 벌어질 일조차 걱정이란 걸 하지 않는다. 그저 남아도는 체력을 주체할 길이 없어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뛰어다닐 뿐이다. 

 

이 장면에서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를 대하는 친구들 각각의 행동이 잘 나타나 있다. 무지, 프로도, 튜브는 그늘 밑에서 비를 피하며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저 뒤에 어피치는 뭐가 그렇게도 신이 났는지 혼자 뛰어놀기 바쁘다. 

 

8화에서는 더욱 재미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다. 5월 12일인 생일을 맞이하여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던 무지. 하지만 함께 사는 콘부터 자신의 생일을 외면한 채 동생인 무찡을 들쳐 업고 예방접종 가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서글픈 생각이 든 무지는 한바탕 울음보를 터뜨린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프로도에 집에 가보는데 문을 열자마자 무지의 모습을 본 프로도는 깜짝 놀란 채 다시 문을 닫고 준비해야 할 게 있으니 집에 들어오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며 돌려보내게 된다. 이에 정말 아무도 자신의 생일을 몰라주는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 든 무지는 프로도의 집 대문을 향해 울부짖으며 뛰어간다. 이렇게 프로도의 집이 비춰지는 장면에서 숨겨진 웃음 포인트를 두 군데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프로도가 열어주는 현관문의 오른쪽에 ‘개조심’이라고 적혀 있다. 개가 사는 집의 현관문에 개조심이라니.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하지만 찾고 나면 크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이다.

 

 

또 하나는 현관문과 대문의 장식을 뼈다귀 그림과 문고리로 했다는 점이다. 뼈다귀는 개가 사족을 못쓰고 좋아하는 물건이니까 문장식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치더라도 개들이 사는 집의 현관문 밖에 개조심이라고 써붙여 놓은 건 아무리 생각해도 프로도 가족들이 대단히 비범한 개들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프로도의 집은 그림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널찍한 정원과 근사한 건물로 꾸며진 대저택이다. 프로도가 친구들을 초청하여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하기 좋아하는 넉넉한 마음씨를 가진 것도 이처럼 여유있는 집에서 자란 환경 덕분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프로도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는 남자가 아닌 김아롱이라는 젊은 여성 성우이다. 변성기 전의 소년의 목소리를 여성들이 연기하는 사실이야 알고 있었지만(대표적으로 은하철도 999의 철이) 내 느낌에 이 작품에서의 프로도의 목소리는 적어도 변성기는 지난 꽤 저음의 남성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성 성우가 연기했다. 역시~! 배우도 그렇지만 성우 역시 너무도 넓은 연기폭을 가진 대단한 재주를 가졌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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