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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이다. 김소연이다. 김소연이다

 

매회마다 화제를 쏟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드라마 펜트하우스. 매우 자극적인 소재와 과장된 설정이 논란의 대상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결코 논란의 여지없이 탄탄하고 밀도감 넘친다는 점은 누구든 공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장 많은 화제와 끊임없는 찬사를 받는 배우는 욕망의 화신 천서진을 연기하는 김소연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매회마다 드라마를 보며 김소연의 연기에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보고 있는데 나 역시 김소연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김소연의 연기를 보며 인생연기에 인생작, 역대급 악역, 광기어린 연기 등등 수 백가지도 넘는 수많은 수식어와 찬사를 수렴하여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김소연이다. 김소연이다. 김소연이다

 

이 표현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전도연과 김남길 주연의 영화 무뢰한을 '전도연이다. 전도연이다. 전도연이다'로 표현한 평을 따라한 것이다. 이 세 마디 언어엔 짤막하지만 모든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의 평론처럼 나 역시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바로 ‘김소연이다’의 3회 반복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소연의 변신으로 주목을 잡아 끌기 시작하더니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의 화신 연기로 극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온갖 악행을 멈추지 않더니 종국에는 그 욕망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궁금해서 미치게끔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사는 내 주위 사람들 역시 펜트하우스의 방영 다음날만 되면 쉬는 시간마다 삼삼오오 모여 펜트하우스, 특히 천서진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다. 연말 SBS 연기대상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찬사 역시 당연하고 나 역시 기대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펜트하우스 15회 김소연 광기 엔딩…시청자 "입틀막, 올해 대상 가즈아" 극찬

 

펜트하우스 첫 회를 시청한 후 올렸던 이전 포스트에 언급한 것과 같이 김소연은 2008년 드라마 ‘식객’으로 공백기를 깨고 복귀한 후 맡았던 대부분의 역할이 심성이 때묻지 않고 착한 여자였다. 

 

'펜트하우스'의 천서진. 허영미 20주년을 맞아 펼치는 김소연의 신들린 악녀 연기

자신에게 닥치는 많은 고난과 자신을 둘러싼 불합리한 환경을 (1) 감정표현에는 소극적이지만 (2) 꺾이지 않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3) 착한 방법으로 헤쳐 나가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그런데 이번 펜트하우스에서는 ‘고난과 불합리한 환경’을 극복하는 주체가 아닌 제공자로 완벽하게 변신하였고 대성공하였다. 언젠가 한 번은 적극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특히 악녀 역할을 연기해도 기가 막히게 잘할 것이라는 진한 아쉬움을 이번 작품에서 완벽하게 해소해가고 있는 김소연. 그 정점을 이룬 연기는 바로 12월 15일의 15회 방영분이었다. 

 

김소연이 보여준 욕망의 화신 천서진의 모습들. 포악과 욕망, 그리고 냉소만이 가득한 얼굴이다.

 

갖고 싶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고 내 것을 남에게 빼앗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욕망의 화신 천서진이 가장 갖고 싶은 것은 바로 아버지에게서 물려 받을 청아재단의 이사장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평소 행실이 좋지 않아 여러 헛점을 보였던 천서진은 결국 아버지에게서 이사장직을 물려주지 못하겠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자 그만 아버지에게도 폭발하는 광기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만다. 결국 계단에서 추락사하는 아버지를 외면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폭언만을 퍼붓는 서진. 하지만 아버지의 숨이 끊어져가는 모습을 보며 엄습해오는 공포감을 함께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내가 이 장면을 몇 번이나 돌려보았는지 모른다. 감히 말하건데 이 장면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김소연이 연기해서만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 역사에 폭발하는 광기 연기의 표본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 

 

김소연이 연기하는 천서진의 광기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아버지의 주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피아노 앞에 앉아 피 묻은 손으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Transcendental Etudes) 중 마제파(Mazeppa)를 연주하는 장면은 최고의 압권이었다. 정말, 정말 어떻게 저런 연기가 가능할 수 있는지 감탄과 경악을 넘어선 경이로움마저 느껴졌다. 바로 이런 연기를 보여준 김소연에게 앞서 언급한 3회 동어반복의 찬사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PS 1. 드라마를 집필하는 김순옥 작가의 대본에 지시된 사항인지는 확실히 알 길이 없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방조한 서진이 귀가 후 연주하는 피아노 곡이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중 마제파인 것은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다. 서진의 광기를 순간적으로 표현하는데 이만한 곡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12곡으로 구성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하나하나가 모두 난곡지만 특히 제4곡 마제파는 제5곡 도깨비불, 제12곡 눈치우기와 함께 어렵기로 유명하다. 이 난곡을 세상에서 가장 잘 연주하기로 일세를 풍미했던 러시아의 대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의 연주인생과 추천음반은 나의 이전 작성글에 소개되어 있다. 

 

라자르 베르만-번개같은 기교의 피아니스트

 

또한 유튜브에 찾아보니 이런 재미있는 동영상도 있다. 실제 이 곡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손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기막히게 잘 구현해낸 영상인데 이 곡이 얼마나 속주로 연주해야 하는지, 얼마나 넓은 음역대를 요구하며 손가락을 넓게 벌려야 하는지 잘 표현해내고 있다.

 

 

PS 2. 김소연은 시즌제로 방영되는 펜트하우스 시즌 1의 촬영을 모두 마쳤고 이제 시즌 2를 준비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11월 28일에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촬영 종료를 기념하는 사진을 올렸다. 작품 하나를 잘 끝냈다는 뿌듯함과 함께 잘 끝낼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착하고 예의바른 그녀답게 당연히(!) 표현했다.

 

 

이토록 활짝 웃는 선한 얼굴. 다들 잘 알지만 실제 인간 김소연은 세상 착하기로 유명한 천상 여자이다. 그 착한 천상 여자가 이런 무시무시한 광기를 뿜는 연기를 해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울 뿐이다. 

Posted by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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